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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꼬인 공수처 고발사주 수사…윤석열·손준성 '역공세'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11.20 05:14
수정 2021.11.20 14:28

인권침해·하청감찰·여권유착 논란…손준성 측 "공정한 수사 기대 불가능"

제보사주 수사는 '오리무중'…윤석열 측 "고발인도 수사 정보 전혀 몰라"

(사진 왼쪽부터) 손준성 검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진욱 공수처장 ⓒ데일리안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놓고 정치적 편향, 위법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대선 개입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수사를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정당성 문제가 거듭 제기되면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든 불신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수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피의자로 입건한 사건은 ▲고발사주 의혹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사찰 문건 의혹 등 총 4건이다.


이 가운데 고발사주 의혹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여운국 차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수사력도 보강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여 차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과 통화하는 등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권 유착'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고발사주 의혹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 측은 당일 입장문을 내고 "여 차장을 수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제기했다"며 "이미 구속 영장 청구 과정에서 여당과 교감 논란이 있었던 여 차장에게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불가능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역시 김 처장에게 여 차장에 대한 파면 및 조사를 요구하며 공세를 거들고 있다.


부적절한 수사 방식 논란도 불신 여론을 확대하고 있다. 손 검사 측은 최근 소환조사에서 "수사팀의 모욕적·억압적인 조사, 주임검사 면담 거부 등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여 차장 등 4명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이에 맞는 압수수색 영장도 새로 발부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청감찰' 논란을 빚은 공수처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지난달 고발 사주 의혹 관련 대검 대변인 공용폰을 임의로 제출받고, 일주일 뒤 공수처는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해 해당 기록을 확보했다. 대검 감찰부가 대변인 등의 참관도 없이 공용폰의 포렌식을 진행해 위법적으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모자라 공수처는 모든 절차를 건너뛰고 편법으로 이 자료를 챙겼다는 지적이 쇄도한 부분이다.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이렇게 취득한 자료는 절차적으로 위법 증거에 해당하고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독수독과 법칙'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며 "문제의 휴대전화가 임의 제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준성 검사가 지난 2일 공수처 소환조사에 출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적 편향성 논란도 공수처 수사에 대한 불신을 높인다. 앞서 윤 후보 측은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의 배후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지목하며 '제보사주' 의혹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지난 10월 6일 박 원장을 입건했지만 45일이 지난 현재까지 수사 성과가 가시화된 것은 없다.


윤 후보 측은 최근 의견서를 내놓고 "고발사주와 제보사주 사건은 고발인과 피고발인이 각 사건의 상대방이나 다름없고 20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사건보다 공정한 수사가 요구되지만, 공수처가 불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발사주 건은 압수수색, 체포·구속영장 청구, 소환조사 등이 이뤄졌으나 제보사주 건은 전혀 수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발사주는 수사 정보가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보도되지만 제보사주 건은 고발인도 수사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김 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 관련 수사 사건들에 대해 "선거 때까지 가지고 갈 생각이 전혀 없다"며 "경선이 끝났지만 본선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윤 후보 를 수사하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진정 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며 "(윤 후보측) 답변서를 받은 뒤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도 열어 놨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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