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GCC, FTA 협상 12년만에 재시동…"기후대응 협력 기대"
입력 2021.11.04 15:58
수정 2021.11.04 15:59
통상본부장, GCC 사무총장과 공동선언문 발표
사우디 상무장관과 만나 협력 분야 확산 논의
10여 년간 중단됐던 한국과 걸프협력이사회(GCC)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 마지드 알 카사비 사우디 상무장관과 한-GCC FTA 협상 재개를 협의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다. 중동 걸프지역은 인구, 소득, 잠재력 면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여겨진다.
산업부는 이번 장관급 협의에서 이 지역의 6개국 전체와 FTA 협상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GCC는 2007년 FTA 추진에 합의해 2008년 7월, 2009년 3월, 2009년 7월 등 세차례 공식협상을 벌였으나 2010년 1월 GCC 측이 협상 중단을 선언했었다.
이후 12년간 중단된 한-GCC FTA 재개 추진에 대해 양 측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FTA 재개를 위한 논의 및 내부 절차를 진행하기로 선언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FTA 재개 협의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신재생에너지 확산, 온실가스(NDC) 해외감축 등의 분야에서 GCC 회원국과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걸프지역은 인구, 소득, 잠재력 면에서 중요한 시장임에도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못했다"며 "이번 공동선언에 따라 무역과 투자, 협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양측은 국내 절차를 진행하고, 이경식 산업부 FTA교섭관과 압둘라흐만 알 하비 GCC 협상총괄을 수석대표로 지정해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기존 에너지·제조 분야의 협력을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여 본부장은 알 카사비 상무부장관과 면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보건·의료, 중소기업, 재생에너지 및 수소 등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양국 기업인이 참석하는 '비지니스 포럼'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LG-샤커 에어컨 공장'을 언급하며 양국 간 합작투자를 통해 시너지를 낸 협력 사례가 꾸준히 나오도록 지원할 것도 당부했다.
여 본부장은 또한 글로벌 발전 및 에너지 생산·개발 회사인 ACWA 파워 회장과 만나 양국 간 재생에너지 및 그린 수소 분야 협력을 늘리고, 향후 개도국 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할 것도 제안했다.
이번 회담에서 사우디 ACWA 파워와 한국의 H2코리아는 양해각서 등을 향후 추진해 양국 간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