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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발 '손준성 인사 미스터리'…또 자책골 넣나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1.09.18 01:16
수정 2021.09.17 22:31

추미애가 인사제청하고 8개월 뒤 유임

인사 이유 묻자 "靑·與 로비" 답변 파장

'윤석열 고발 사주' 시나리오 꼬여

진중권 "추미애가 윤석열 선거운동 다해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른바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의 시나리오가 꼬이고 있다. “청와대도 손준성 검사를 비호했다”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말이 도화선이 됐다. 이 말대로라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측근인 손 검사를 시켜 야당에 여권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손 검사가 검찰총장의 참모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인사발령이 난 시점은 2020년 1월 23일이다. 당시는 검찰 인사를 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극한 대치를 하고 있던 때였다. ‘윤석열 라인 학살 인사’라는 평가까지 나왔던 시기에 추 후보가 윤 후보를 배려해 최측근 검사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인사했다고 보기 힘들다.


또한 수사정보정책관이 수사정보담당관으로 보직 명칭이 변경되고 손 검사의 유임이 결정된 시기는 2020년 9월 3일이다. 첫인사와 유임 제청까지 추 후보가 모두 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14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이낙연 후보는 “문제가 있는 사람을 왜 인사 조치하지 않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추 후보는 “유임을 고집하는 로비가 있었다”며 “당에서도 (손 검사를) 엄호한 사람이 있었다. 청와대 안에서도 있었고”라고 답했다. ‘고발 사주’ 의혹이 청와대로 옮겨붙는 순간이었다.


청와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치는 정치권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청와대를 끌고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


강기전 전 정무수석은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총장과 협의해 대통령에게 제청하도록 돼 있다”며 “반려를 하면 (대통령이) 장관을 사실상 불신임하는 것이 돼 버리기 때문에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사전에 조정과 협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인사 과정을 ‘압력이다’ ‘로비다’라고 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관계는 로비를 하거나 압박을 하거나 이런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야권에 역공의 빌미도 줬다. 윤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은 “추 후보가 손 검사의 유임과 관련해 민주당과 청와대의 엄호가 있었다고 실토했다”며 “정권 차원에서 유임시킨 검사가 야당 정치인과 접촉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고 의문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추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이 검찰총장으로 조직을 사유화해 정치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윤석열의 난에 그 하수 손준성을 누가 임명했느냐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강도를 잡았는데 누가 낳았느냐를 캐묻는 것과 같이 한심한 질문”이라는 비유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사 혹은 유임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후보는 캠프를 밖에다 차린 것 같다. 선거운동을 이분(추 후보)이 다 해주고 계신다”며 “잘 키운 미애 하나 열 캠프 안 부럽다”고 비꼬았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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