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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TV토론③] 첫 토론 분위기 '후끈'…'산만', '정책대결 부족' 지적도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9.17 00:10 수정 2021.09.17 00:04

후보 간 난타전…뜨거운 기류

尹·洪에만 질문 집중돼 지적

정책대결 부족…과거 주제로

"품격 있는 토론 위해 보완과 개선작업 뒤따라야"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 경선 후보자들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의 첫 토론회가 16일 오후 열린 가운데,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8인의 후보가 소위 '난타전'을 펼치며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4인 컷오프 전 총 다섯 차례의 토론이 예정되어 있어 기대감을 모으는 한편 세부적인 진행 방식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자신을 특정한 무언가에 빗대어 설명하는 '나는 네모다' 코너로 유연한 분위기 속에 시작한 이날 토론은 주도권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불꽃이 튀었다.


특히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을 향한 후보들의 공세가 거셌다. 먼저 윤 전 총장을 향해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검사 재직 시절 '적폐 수사'라 불린 박근혜 정부를 향한 수사 과정에서의 과잉 문제를 지적했다.


또 최근 불거진 윤 전 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언론 제보자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회동에 홍 의원 캠프 측 인사가 동석했다는 주장이 윤 전 총장 캠프로부터 나온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정치 입문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질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으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윤 전 총장의 '일자리·가상화폐 세금 공약'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하태경 의원 또한 정치에 입문한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홍준표 의원에 대한 공세도 쏟아졌다. 하태경 의원의 공세가 특히 거셌다. 그는 홍 의원이 박지원 국정원장의 윤 전 총장 의혹 제기 과정 개입 의혹에 대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점을 거냥해 "하는 행동이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의원이 "못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맞받아치자 하 의원은 "이게 바로 꼰대식 발언"이라 재차 응수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하 의원은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에 문제점을 제기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하 의원은 "홍 의원이 조 전 장관과 썸을 타고 계시다. 조국 수사가 잘못됐는가"라고 물었고 홍 의원은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자신의 검사 시절 슬롯머신 수사를 진행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조 전 장관의 수사가 과했다는 취지로 말하자 하 의원이 "본인이 정치 검사했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라 꼬집기도 했고, 홍 의원이 재차 "이런 식으로 못되게"라 분노를 표하자 "막말이 도졌다"고 응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열띤 토론이 전개되며 뜨거운 기류를 형성했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후보 각각의 면면을 검증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실제 메인 코너라 할 수 있었던 두 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질문자로 나선 후보가 두 명의 후보를 임의대로 골라 질의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윤 전 총장이 11번, 홍 의원이 8번의 지목을 받아 답변에 나섰던 반면 다른 후보들은 고작 한 차례에서 세 차례 정도만 지목 받은 탓이다.


아울러 정책과 비전에 대한 경쟁보다 각 후보의 과거 발언 및 논란 거리 등을 콕 찝어 공세를 펼치는 장면이 이어지며 네거티브 단절을 통한 '원팀 경선'의 취지가 또다시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원희룡 캠프 박용찬 수석대변인은 "오늘 토론은 긍정적 측면과 함께 한계를 드러낸 토론"이라며 "형식상 모든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지만 한정된 시간에 무려 8명이 단문 단답식으로 발언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충분한 의견 개진과 깊이있는 정책대결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주도권 토론에서 특정 후보들에게 질문이 집중되었다는 점, 그리고 정책이나 공약보다 정치성 공세나 흠집내기에 치중됐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부터 시작된 TV토론이 모든 후보들의 진면목을 국민들께 충분하고도 깊이있게 알릴 수 있도록 보완과 개선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경선 하태경, 유승민 예비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유승민 캠프 권성주 대변인 또한 "다음 토론에서는 부디 국가적 난제에 대한 후보들의 철학과 해법을 국민들 앞에 가감 없이 검증 받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품격 있는 토론회일 것"이라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도 "통쾌하고 시원한 예전과 같은 공격적인 토론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후보자가 8명이나 되고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 이라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많이 자제하고 토론을 했다. 다소 싱거운 토론이었지만 4강 토론 때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 했다.


주도권 토론서 가장 많은 지목을 받았던 윤 전 총장 측은 자신에게 집중된 공세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윤 전 총장의 대응이 돋보였다고 자평했다.


김병민 윤석열 캠프 대변인은 "일부 후보의 네거티브 시도가 있었다"면서도 "윤 전 총장의 시선은 시종일관 국민을 향했다. 이어질 토론에서도 국민을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며,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국민과 당원들께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다른 후보들도 동참해 줄 것"이라 당부했다.


한편 8인의 대선 주자들은 오는 23·26·28일, 10월 1·5일 등 총 5번의 토론회에 더 임할 예정이다. 10월 8일 4인의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2차 예비경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남은 토론에서의 활약 여부가 민심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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