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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갱생·투쟁기풍 최대 필요"…김정은, '마이웨이' 택하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6.16 10:40 수정 2021.06.17 07:45

전원회의서 6개 안건 논의 예정

자력갱생 기조 재확인하며

국제정세 대응결정 예고

"韓美 대화제의 호응 안 할 듯"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전원회의가 전날 개최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6월 상순 개최를 예고했던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백절불굴의 혁명정신과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투쟁기풍을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6월 15일에 열렸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에선 △주요 국가 정책들의 상반기 집행 정형총화(결산)과 대책에 관한 문제 △올해 농사에 힘을 총집중할 데 대한 문제 △비상방역상황의 장기성에 철저히 대비할 데 대한 문제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방향에 관한 문제 △인민생활을 안정·향상시키며 당의 육아정책을 개선·강화할 데 대한 문제 △조직문제 등 총 6가지 사안이 주요 의정으로 상정됐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금이야말로 조선혁명 특유의 생명력인 백절불굴의 혁명정신과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투쟁기풍이 최대로 필요한 때"라며 "전당과 전체 인민의 앙양된 투쟁기세를 더욱 고조 시켜 올해의 정책적 과업들을 무조건 완수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세우려는 것이 이번 전원회의를 소집한 기본취지"라고 말했다.


전날 개최된 1일차 회의에선 주요 안건 6가지 중 △상반기 결산 및 대응방안 △농업생산량 증대 방안 △코로나19 장기화 대응 방안 등 3가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 총비서는 "올해에 들어 혁명투쟁의 주·객관적 조건과 환경은 더 어려워졌다"면서도 상반기 공업총생산계획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5% 증가하는 등 "나라 경제가 전반적으로 일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우리 앞에 가로놓인 여러 가지 애로와 난관으로 인해 국가계획과 정책적 과업들을 수행하는 과정에 일련의 편향들도 산생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총비서는 "농업 부문에서 지난해의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 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하여 현재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며 "이번 전원회의에서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전당적, 전 국가적 힘을 농사에 총집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더 높이 발양시켜야 한다"며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도와 인민들의 운명이 걸려있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더욱 공세적으로 실속 있게 전개해나가는 데서 지침으로 삼아야 할 원칙적 문제들을 천명"하기도 했다. 올 초부터 각급 회의체를 직접 주재하며 강조해온 내부 사상 통제 기조를 거듭 강조한 모양새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보건 위기가 지속 악화되고 있다며 "국가비상방역사업에서의 최대 각성과 경제 전반을 유지하고 인민들의 식의주를 보장하기 위한 투쟁의 장기화"를 언급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전원회의가 전날 개최됐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자력갱생은 우리의 생명이고 존엄이며 승리"


북한 매체들이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힌 만큼, 2일차 회의에선 정세분석에 따른 대응방향과 조직문제, 그리고 인민 생활 개선 방안 등 나머지 3개 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완료,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에 대해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해왔다는 점에서 전원회의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대외노선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노동신문이 김 총비서 집권 10년을 되짚으며 '사상적 핵심'으로 자력갱생 노선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전향적 대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들의 '필독 매체'로 꼽힌다.


신문은 "자력갱생, 이는 우리의 생명이고 존엄이며 승리"라며 "혁명투쟁의 환경과 조건은 달라질 수 있지만, 제힘을 믿고 자력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부강발전을 이룩해나가려는 우리 인민의 신념은 절대불변"이라고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전원회의를 통해 "대미관계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북한이 직면한 코로나 위기, 식량 위기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자력갱생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내치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대화 제의에 호응하는 제스처를 보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원회의 주요 안건을 분야별 담당 비서나 부장이 보고하고 있다며 "국제정세 분석과 대응방향을 누가 보고하고 내용이 무엇인지가 최대의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보고자가 군부 쪽 인사라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외교 쪽 인사라면 북미대화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며 "전원회의에 앞서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개최된 것으로 보아 군부 쪽 인사가 보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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