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은 미국산 앵무새"라는 김여정에…통일부 "예법 지키라"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3.30 15:36 수정 2021.03.30 15:37

통일부 당국자 "담화만 가지고 정세 판단할 수 없어"

통일부가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산 앵무새'라고 조롱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어떠한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며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오전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이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한 데 대해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줘도 노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담화 표현이 대화·협력의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기본적 예의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며 "담화에서 보여진 (김 부부장) 언행에 대해서만 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담화 정치'가 향후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담화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다"며 "담화 횟수, 표현 수위는 참고하고 고려할 뿐이지 이것(담화)만 가지고 정세를 판단하기는 충분치 않다. 북한이 담화 통해 입장을 밝히는 부분 이외에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서 차분하고 종합적으로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은 김 부부장을 포함한 주요 인사들의 연이은 담화 발표를 통해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한 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바 있다.


아울러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로 발표된 것과 관련해선 "북한 매체가 김여정 부부장 직위를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선전선동부 사람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부분 등으로 김 부부장이 선전선동부에서 일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있었다. 그런 추정이 이번에 공식 확인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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