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찾은 흥국생명, 브루나 챔프전 ‘비밀병기’로 뜰까
입력 2021.01.28 06:00
수정 2021.01.27 23:36
2위 GS칼텍스와 맞대결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
2월 중순 이후 합류하는 브루나 가세로 챔프전 모드 돌입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선 흥국생명이 서서히 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홈경기서 3-1(23-25 25-22 25-21 25-20)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4라운드를 전승으로 마감했다. 17승 3패(승점 49)로 2위 GS칼텍스와 승점 차이를 12까지 벌리며 좀 더 달아났다. 승점 6짜리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이제 GS칼텍스와 정규리그 우승 경쟁도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3라운드서 2승 3패로 부진에 빠질 때만 해도 선두 경쟁은 알 수 없었다. 지난 3일 GS칼텍스와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의 승점 차는 7이었다. 이전까지 흥국생명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지쳐있을 때였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두 팀의 격차는 승점 4까지 줄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중계방송사 관계자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가 연기됐다. 3일 치러질 경기가 26일로 연기됐는데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이 승리를 거머쥐며 웃을 수 있었다.
토종 선수들만으로도 4라운드 전승을 거둔 흥국생명의 전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새로 추가될 전력이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다.
지난 8일 입국한 브루나는 이튿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V리그 데뷔가 늦어졌다. 김연경과 이재영 등 국내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브루나의 빠른 합류를 바랐다.
다행히 3일 GS칼텍스전이 연기된 뒤 4라운드 전승이라는 반전이 일어났고, 이제는 브루나의 합류를 무리해서 서두를 이유가 없게 됐다.
그래도 브루나의 기량이 과연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긴 했다. 그는 최근 볼 훈련을 시작하면서 경기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경기 전 “아직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며 출전 가능성을 일축했던 박미희 감독도 4세트 막판 22-18로 승부가 흥국생명 쪽으로 기울면서 브루나를 투입해 코트를 밟게 했다. 아쉽게도 브루나는 공격 시도 없이 블로킹만 두 차례 선보인 뒤 다시 김미연으로 교체됐다.
박미희 감독은 브루나의 투입 시점을 2월 중순 이후로 내다봤다. 이 때는 5라운드 막바지거나 6라운드에 돌입할 시점이다.
만약 이 때까지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다면 브루나는 큰 부담 없이 리그 적응과 동료들과의 호흡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리그보다는 챔피언결정전에 사실상 포커스를 맞추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잘 나가는 흥국생명에 과연 브루나가 필요할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으나 기존 전력만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192cm의 장신인 브루나의 가세는 높이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입국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우여곡절 끝에 흥국생명에 합류한 브루나가 챔피언결정전의 비밀병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