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한 멕시코 갱단 찾아내 처단…엄마의 처절한 복수
입력 2020.12.17 14:12
수정 2020.12.17 16:06
딸 납치·살해한 갱단 3년간 추적해
멕시코 범죄 문제 여실히 드러내
딸이 갱단에 납치·살해되자 3년간 집요하게 범인들을 추적해 붙잡은 멕시코 어머니의 모성애가 화제다.
1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멕시코 국경 지역 산 페르난도에 살다가 범죄 조직에 딸을 잃은 미리암 로드리게스의 복수극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밝혀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월 당시 20세였던 로드리게스의 딸 카렌은 차를 몰고 외출했다가 픽업트럭을 탄 폭력 조직원들에게 납치됐다. 총기로 무장한 조직원들은 당시 카렌의 차가 정차했을 때 그를 위협해 강제로 트럭에 태우고 달아났다.
로드리게스는 카르텔이 요구하는 대로 대출까지 받아 딸의 몸값을 지불했지만, 카렌은 결국 살해당했다.
결국 로드리게스는 함께 복수를 다짐했다. 단서를 찾던 로드리게스는 범인들이 전화로 돈을 요구하던 중 수화기 너머로 다른 사람을 "사마"라고 부르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는 딸의 페이스북을 샅샅이 뒤져 사마라는 남성이 찍힌 사진을 찾았다.
로드리게스는 3년간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는 등 분장과 위장, 잠복을 하며 범죄조직을 뒤쫓아 증거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를 멕시코 연방 경찰에 넘겨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범인을 검거한 경찰관은 "로드리게스가 모은 범죄 조직 정보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일 정도로 자세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잡힌 사마의 진술로 다른 공범들이 체포됐으나 로드리게스는 추적을 멈추지 않았다. 로드리게스 덕분에 10명의 조직원이 더 검거 됐다.
체포된 범인 중 10대인 조직원이 배고픔을 호소하자 로드리게스는 치킨을 사줬고, 이에 마음을 연 조직원은 카렌이 살해당한 장소와 카르텔에 대한 정보를 모두 털어놨다. 조직원이 말한 범행 현장에는 수 십구의 시신이 있었고, 그중 카렌의 소지품과 유해도 발견됐다.
그러나 2017년 3월 빅토리아 교도소에서 대규모 탈옥이 일어났고, 슬프게도 로드리게스는 그 해 5월 '어머니의 날' 자택 앞에서 탈옥한 갱단에 의해 13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그의 가족이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이후 2017년 11월 로드리게스의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난 카르텔의 중간 간부가 검거됐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납치된 딸을 스스로 찾아다니고 해결했지만 결국 살해된 로드리게스의 사연은 멕시코의 범죄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