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본회의장 독서'에 비판 세례..."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국민 희롱"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12.10 09:11
수정 2020.12.10 09:20

추미애, 검찰 비판 내용 담긴 책 국회 본회의장 가져와 읽어

독서 후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 없다"…SNS에 독후감

김종민 변호사 "헌정사의 치욕적인 날에 연출까지…자괴감

秋,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몰라…이게 文정권 검찰개혁의 수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며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가방에서 꺼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이 국회 본회의장서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책을 읽고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독후감을 SNS에 남겼다. 이에 법조인 및 야권으로부터 "추 장관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추 장관은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된 10일 0시까지 국회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며 '심야 독서'를 이어갔다. 그가 읽은 책의 제목은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로, 지난 2002년 검사가 된 지 약 1년 만에 사표를 낸 바 있는 이연주 변호사가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본회의가 종료된 직후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의 한 구절인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를 인용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짧은 독후감을 남겼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개최 및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단독 강행 처리를 하루 앞두고 본회의장서 보란 듯이 독서를 이어간 추 장관을 향해 비판 세례가 쏟아졌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인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본회의 날 추 장관이 이연주 변호사가 쓴 책을 가져와 읽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며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사망, 문재인 정권의 독재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헌정사의 치욕적인 날에 주무장관으로서 굳이 기자들 보는 앞에 연출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든다"고 규탄했다.


김 변호사는 "저자 이연주 변호사를 법조인대관에서 찾아보니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인천지검 검사로 임관해 1년 정도 근무한 뒤 사직했다"며 "책을 쓸려면 진작 쓸 것이지 20년 지나 쓴 것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5선 국회의원에 당대표까지 지낸 추 장관이 겨우 20년 전 검사 1년 한 변호사의 책을 무슨 바이블처럼 본회의장까지 가져가 일부러 카메라 기자 앞에 노출시킨 것은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지금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딱 이런 수준"이라며 "얼마든지 좋은 개혁을 할 수 있었고 검찰 스스로도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3년이 넘는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이제 문재인 정권은 공수처법 등 쟁점 법안 통과로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몰락의 확실한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국민들을 희롱하는 추미애 같은 인간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질타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국회 본회의장은 도서관이 아니며, 국무위원이 독서하는 장소가 아니다. 법안표결과 의사일정이 진행되는 국회에서 국무위원이 버젓이 책을 꺼내 읽는 모습은 국회를 개무시하는 행위"라며 "특히 공수처 강행처리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개짖는 소리로 간주하는 무례한 짓"이라고 성토했다.


김 교수는 "카메라 기자가 주목하고 있는 본회의장에서 보란 듯이 검찰 비난 서적을 꺼내 읽는 모습은 누가 봐도 '사진 정치'를 의도한 것"이라며 "검사생활 1년 경험으로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저자의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법무장관이 검찰총장과 극한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것도 검찰총장 징계를 하루 앞둔 시점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도적으로 검찰개혁 구호에나 어울리는 편향적인 서적을 사진에 노출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추 장관은 참 가지가지 하신다. 참 애쓰신다. 그렇게 자신이 없는가"라며 "추윤전쟁이 끝난 후 법무장관 사표를 낸 뒤 '내가 법무부를 떠난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하나 쓰시라,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면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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