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합당' 바라는 열린당, 문 대통령과의 통화 공개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0.05.14 04:00
수정 2020.05.14 07:42

최강욱 취임 축하 통화 내용, 보도자료에 상세히 알려

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에 열린당 역할 중요…식사하자"

여권 지지층에 '열린민주당이 검찰개혁 적임자' 각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최강욱 신임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전화해 "권력기관 개혁문제에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대표적인 검찰개혁론자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문 대통령이 오전 11시 25분께 취임 축하 전화를 걸었으며, 통화는 약 7분가량 이어졌다고 전했다. 보도자료에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노고를 위로하고, 최 대표로부터 열린민주당의 정책 방향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그런 뒤 "정책은 우선 순위가 있다.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실질적 구현과 남아있는 입법과제의 완수를 함께 이뤄야할 과제"라며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한 열린민주당 후보들과 당원들께 격려와 안부인사를 전해달라"며 "서로 위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고 덕담을 건넸다. 또 "소수 정당 입장에서는 국회 내에서 다른 정당과의 협력이 중요할 것이다. 소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최 대표는 "국민들께 '등대정당'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소통과 협력에 주저하지 않겠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가진 막중한 책임을 잘 알고 있다. 혹시라도 민주당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잘 메꾸고 국민들께 알리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편하게 같이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최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이다. 비례대표 2번을 받아 당선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기도 하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피고인에게 검찰을 무력화시키라고 지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열린민주당의 통화 공개에선 문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엿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권력기관 개혁문제를 당부했다는 데 방점을 뒀는데, 여권 지지층에게는 '열린민주당이 곧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각인될 수 있다. 나아가 검찰개혁을 바라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그간 열린민주당은 합당을 여러차례 제안했으나, 민주당의 부정적 기류를 바꾸지는 못했다.


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씀을 변함없이 지키고 실천하시는 문 대통령의 큰 정치를 마음에 새긴다"며 "사람사는 세상을 일구려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긴다"고 적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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