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빅픽처?’ 류현진 3차전 등판하는 까닭

김윤일 기자
입력 2019.10.04 07:43
수정 2019.10.04 07:43

뷸러-커쇼-류현진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 운용

5차전까지 이어진다면 류현진이 NLCS 1차전 맡아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서 커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 뉴시스

관심을 모았던 LA 다저스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등판 순서는 세 번째였다.

다저스는 4일 오전 9시 37분(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워싱턴과의 1차전을 앞두고 25인 로스터를 발표했다.

선발 투수는 1차전 선발 워커 뷸러를 시작으로 클레이턴 커쇼, 류현진, 리치 힐로 구성됐고 켄리 젠슨, 조 켈리, 마에다 겐타, 페드로 바에스, 애덤 콜라렉, 훌리오 우리아스, 로스 스트리플링, 더스틴 메이가 불펜서 대기한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이 다저스 투수들 중 가장 뛰어났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로버츠 감독의 큰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커쇼가 자리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커쇼는 과거 포스트시즌서 불펜으로 등판한 경험이 있고 결과도 좋았다. 여기에 뷸러가 이번 시리즈에서 두 차례 등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즉, 다저스는 5전 3선승제의 이번 시리즈서 뷸러가 1, 5차전에 나서며 커쇼가 2차전 선발 등판 후 4, 5차전 불펜 대기, 그리고 류현진이 3차전을 책임지는 수순으로 투수 운용을 할 전망이다.

다저스 1~3선발 홈&어웨이 및 워싱턴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만약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지고 다저스가 최종 승자가 된다면 자연스레 류현진이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맡게 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4, 7차전 선발 투수도 될 수 있기 때문에 류현진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3번이나 쓸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일각에서는 다저스와 같은 리그 승률 1위 팀이 너무 신중하게 디비전시리즈를 접근하는 것 아닌가란 우려의 시선도 있다.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기 보다는 3전 전승 또는 4차전 이내에 승부를 결정 짓는 게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는 시즌 막판 8연승을 내달렸던 워싱턴이다. 게다가 밀워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경기 막판 뒤집기 쇼를 연출하는 뒷심까지 발휘했고, 맥스 슈어저-스티븐 스트라스버그-패트릭 코빈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다저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결국 워싱턴에 유독 강했던 류현진을 원정 첫 경기에 내보냄으로써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로버츠의 신중한 접근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디비전시리즈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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