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당사자 관심 없는 ‘호날두 노쇼’..우리끼리 청문회?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8.10 07:00
수정 2019.08.10 07:51

노쇼 사태 촉발 15일, 별 다른 반응 없는 유벤투스

국내선 경찰 개입으로 '노쇼' 논란 관련 사실 관계 조사

노쇼 사태 촉발 15일, 별 다른 반응 없는 유벤투스
국내선 경찰 개입으로 '노쇼' 논란 관련 사실 관계 조사


지난달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경기장에 입장하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친선경기 결장으로 촉발된 노쇼 사태가 궁극점을 벗어나 청문회로 변질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서 계약을 파기하고 그라운드를 밟지 않아 국내 팬의 공분을 산 ‘호날두 노쇼’ 사태가 벌써 15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유벤투스의 사과나 팬들에 대한 보상 체계 등 뚜렷한 후속책은 나오지 않는 답답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친선경기서 최소 45분 이상 출전을 예고했던 호날두는 끝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만원 관중들의 원성을 샀다. 경기는 물론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팬 사인회에도 나서지 않는 등 계약을 파기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팬들은 마음을 크게 다쳤다. 경기장에 제 때 오지 않고도 전·후반 40분 및 하프타임 10분 등 경기 단축 의견까지 제시하는 유벤투스의 오만함에 분노했고, 팬들을 대하는 슈퍼스타 호날두의 태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호날두 노쇼에 대한 책임이 선수 자신과 유벤투스에 쏠렸다. 친선경기 주최사인 로빈 장 대표가 네드베드 부회장 등 유벤투스 고위진을 찾아가 호날두 출전을 독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친선경기를 지원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세리에A 사무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유벤투스의 계약 위반을 명시한 공문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액션을 취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경기에 나오지 않은채 시합종료가 다가오자 관중들이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기대했던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진심 어린 사과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현재 분위기라면 팬들이 원했던 대답을 듣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노쇼 사태가 촉발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유벤투스는 항의에 대해 법무팀 차원의 대응을 지시하는 등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호날두 역시 SNS에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근황 사진을 올리며 평소와 같이 행동하고 있다.

오는 25일로 다가온 세리에A 개막전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현지에서도 더는 한국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

현지 분위기는 이러한데 정작 우리끼리는 당시 상황을 놓고 본격적인 청문회에 돌입한 모양새다.피해를 주장하며 주최사인 더페스타에 위약금을 청구했지만 연맹 관계자 역시도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더페스타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미 돌입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 또한 호날두 노쇼 논란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돌입하며 해당 사안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정작 달라지는 것은 없다. 경찰 조사가 끝나면 책임의 경중은 가려지겠지만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진정 어린 사과는 여전히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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