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래 친 정정용 감독, 제자들 헹가래로 피날레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6.17 14:59
수정 2019.06.17 15:00
입력 2019.06.17 14:59
수정 2019.06.17 15:00
서울시청 광장서 열린 대표팀 환영행사 참석
준우승 성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공로 돌려
“임금이 있어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이 있어 임금이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있어 나도 이 자리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남자 주관 대회에서 한국 U-20 대표팀을 사상 첫 결승무대로 이끈 정정용 감독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정정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U-20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 6시25분 LO1097편으로 입국, 곧장 서울시청 광장으로 이동, 대한축구협회가 오전 11시30분 개최하는 환영행사에 참가했다.
남자 축구대표팀 역사상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을 올린 U-20 대표팀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준비된 이 자리는 공중파 TV 3사가 생중계에 나설 정도로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소개에 이어 가장 먼저 호명된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이 성적을 낸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 와서 보니 우리 국민들과 함께 성적을 냈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특히 “임금이 있어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이 있어 임금이 있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있어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소감을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수장으로서 자신에게만 쏠리는 관심이 미안했는지, 코칭스태프들에게도 한마디씩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부탁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하고 나만 부각된 거 같다”며 “시간이 된다면 코칭스태프 선생님들도 한 말씀 씩 들으면 좋을 것 같아 부탁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십서 준우승했고, 올해도 준우승을 하다보니 헹가래를 못했다”며 “이 선수들이 3년 뒤에는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들이다. 지속적으로 지켜보면 될 것 같고 다시 뭉치게 되면 기대해보겠다”고 전했다.
자신의 인터뷰가 끝나자 정 감독은 재차 “코치 선생님들도 한 말씀 씩 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을 낮춘 스승을 향해 제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주장 황태현은 “헹가래를 못해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좀 한 번 같이 해드리고 싶다”고 즉석 제안을 했고, 결국 선수단이 정정용 감독을 높이 번쩍 들어올렸다. 행사를 마친 뒤 정정용 감독은 헤어짐이 아쉬운 듯 선수단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훗날 더 나은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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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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