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정유·석화업계 "수익성 비상"
박영국·이홍석 기자
입력 2019.04.22 15:50
수정 2019.04.22 16:46
입력 2019.04.22 15:50
수정 2019.04.22 16:46
정유업계 "직접 영향 제한적…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주시"
화학업계 "대체 수입원 있지만 가격 협상력 약화로 수익성 하락 우려"
정유업계 "직접 영향 제한적…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주시"
화학업계 "대체 수입원 있지만 가격 협상력 약화로 수익성 하락 우려"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조치에 대한 면제를 적용받았던 한국 등 8개국이 면제 기한을 연장할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정유 석유화학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던 업체들은 황급히 다른 도입 루트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 오전 8시45분(한국시간 22일 오후 9시45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등 8개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조치를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했던 것의 연장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현지 언론들은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 “미 정부가 일부 국가에 대한 면제기한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국내 정유·석화업계에서는 이란산 원유가 ‘대체불가’ 자원은 아니지만 이란산 원유의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5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SK에너지 경우 이란산 원유 도입 비중이 전체의 약 3.6%, SK인천석유화학은 약 10%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케미칼은 5~7% 수준이다.
이란산 원유는 주로 콘덴세이트(초경질유)로 많이 수입되며, 나프타 합량이 높은 콘덴세이트의 특성상 일반 정유공장보다는 석유화학 공장으로 수입된다.
이 때문에 정유업체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해당 사안이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친다면 정유업계에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정유업체 한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도 크게 보면 정유시장에서 공급 감소 이슈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콘덴세이트 국제 가격이 일반 원유 대비 배럴당 2달러 가량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상대적으로 우려가 크다. 이란산 콘덴세이트가 막히더라도 미국과 러시아, 카타르 등 대체 공급원이 있지만 시장 상황이 ‘공급자 우위’로 바뀌면서 도입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원유의 일종인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는 데 최적화돼 있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인 나프타 함유량이 70%를 상회해 50%대인 타 지역 제품보다 경쟁우위가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이란산 초경질유 수입이 막히더라도 카타르산이나 북해산, 북미산 등 수급을 뚫을 수 있는 시장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다만 여러 수입 루트 중 한 곳이라도 제외된다면 공급자들이 우위에 서는 시장이 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지금보다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그동안 연장 불허에 맞춰 대비해 왔기 때문에 큰 혼란이 없겠지만 아무래도 원료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상황을 좀 더 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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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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