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자동차보험사기 벌인 혐의자들 무더기 적발

조직적으로 자동차보험사기 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금융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미리 정한 뒤 사고를 내는 등의 방식으로 총 50억원에 이르는 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조직적 공모형 자동차보험사기 31건을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관련 혐의자는 132명이며 이들이 편취한 것으로 보이는 금액은 49억원이다.

이 중 지인들간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분담해 공모한 자동차보험사기 적발 건이 6건, 20억원 규모였다. 이는 자동차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공모할 경우 보험사를 속이기 용이한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3인 이상 다수인이 동승·공모해 차선변경과 법규위반차량 등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유발한 자동차보험사기가 12건(18억원) 적발됐다. 이들은 자동차사고의 동승자가 과실에 관계없이 손해액 전액을 보상받는 점을 악용해 동승자들 모두 고액의 대인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직 보험업 종사자 등이 배우자를 동원해 공모한 사례가 있었다. 서로 알고 지내던 전직 보험사 자동차대물 보상담당자와 자동차사고 현장출동 직원 등은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배우자와 지인 간 경미한 접촉사고를 유발, 10개 보험사로부터 약 1억3700만원의 합의금과 미수선 수리비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용 택시업 종사자들이 동승하거나 지인을 태우고 고의로 사고를 낸 케이스도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경기도 일대에서 서로 동승하거나 다수의 지인을 태우고 차선변경 차량과 고의 접촉사고를 일으키거나, 고의로 급정거하여 후행 차량의 추돌을 유발한 뒤 9개 보험사로부터 약 77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리운전업 종사자들이 역할분담을 통해 일부러 사고를 낸 경우도 있었다. 서로 지인관계인 대리운전업 종사자 등 24명은 201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충남지역 일대에서 조직적으로 가해자, 피해자 역할을 분담해 차량 접촉사고를 유발하고 11개 보험사로부터 15억59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친구 또는 선·후배 관계인 배달업 종사자들과 20대 초반의 지역 선·후배 관계인 지인들이 서로 짜고 사고를 낸 사례들도 이번에 적발됐다.

금감원은 자동차보험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기 예방 3중 레이다망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지인 간 가해자·피해자 공모와 동승 공모 등 조직적·지능적 자동차보험사기 적발을 위해 보험사기인지시스템에 집적된 정보를 활용한 사회관계망분석과 연계분석 등 빅데이타 기반 보험사기 조사를 실시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11월 3일까지 이어지는 경찰청 보험사기특별단속기간에 이번 자동차보험사기 적발 건이 사법 조치 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한편, 조사기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조직적·지능적 공모형 보험사기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를 인상시켜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피해를 초래 할 수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보험사기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주저하지 말고 금감원이나 보험사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