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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류현진, 어떻게 땅볼 투수로 진화했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8.25 11:51
수정 2017.08.25 11:01

커터 장착 후 땅볼 유도 능력 크게 높아져

커터 장착 후 땅볼 비율이 늘어난 류현진. ⓒ 연합뉴스

LA 다저스 류현진이 또 한 번의 진화를 거듭하며 시즌 5승 사냥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7일 뉴욕 메츠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3경기 만에 다시 승리를 거뒀고, 더불어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개인 통산 세 번째로 100이닝을 넘어섰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부상 후 수술을 받아 재활에 전념하고 있었다.

커터의 활용도가 극대화된 경기였다. 앞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땅볼을 유도한다면 제대로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커터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잡은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무려 12개를 땅볼로 처리했다. 삼진은 2개였고, 플라이볼 아웃은 4개였다. 그만큼 커터의 날카로움이 엄청났다는 뜻이다.

12개의 땅볼 아웃을 살펴봐도 커터의 구사율이 압도적이다. 이날 류현진은 커터로 5개, 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으로 각각 3개, 그리고 커브로 1개의 땅볼 아웃을 유도해냈다.

류현진은 전반기 막판 허니컷 투수 코치의 조언에 따라 커터를 장착하게 됐다. 롤모델은 휴스턴의 특급 투수 댈러스 카이클이었다.

류현진은 카이클의 투구폼을 보고 커터를 연마했지만 제구만큼은 마음 먹은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마침 올스타전 직전 LA 에인절스전에 등판했던 류현진은 타구에 다리를 맞아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이때 커터의 그립을 바꾸면서 완전히 자기것으로 만든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컷패스트볼을 좌타자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반기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했기 때문으로 커터를 장착한 뒤에는 장타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며 땅볼을 유도해낼 수 있는 구질로 진화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1.41의 땅볼과 볼넷 비율을 기록 중이다. 커터 연마 이후에는 이 비율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중이다.

땅볼 유도 능력이 좋고 탄탄한 내야 수비가 뒷받침된다면 투구수를 아끼면서 보다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 휴스턴의 카이클이 그리 빠르지 않은 공을 갖고도 리그 정상급 투수로 군림하는 이유다.

류현진도 유형만 놓고 본다면 카이클과 비슷하게 진화하고 있다. 아직 카이클에는 못 미치지만 커터를 새로 갖게 됐고,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 또한 닮은꼴이다. 전반기와 전혀 다르게 보다 편한 마음으로 투구를 지켜볼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커터에 있는 류현진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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