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대통합 교육 위해 자사고 폐지·특수학교 건립”
이선민 기자
입력 2017.07.10 14:10
수정 2017.07.19 01:15
입력 2017.07.10 14:10
수정 2017.07.19 01:15
자사고·외고 성적으로 분리…특수학교는 존재론적 분리
자사고·외고 성적으로 분리…특수학교는 존재론적 분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와 외고가 성적으로 인간을 분리하는 것이라면, 장애인에 대한 여전히 많이 부족한 교육적 배려와 혜택은 인간을 존재론적으로 분리하는 것”이라며 자사고·외고의 폐지와 특수학교 건립을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10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앞으로의 1년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통합’의 가치에서 모든 교육을 바라보고 또 운영해나가고자 한다”며 “이른바 새로운 ‘대통합 교육의 시대’를 여는 첫 번째 교육감으로 남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폐지 입장을 확인하고, 특수학교 설립 정책을 중단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 교육감은 “최근 자사고, 외고 등의 존폐에 대한 정부 방침이나 시도교육청의 입장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며 “교육 영역에서 성적과 능력에 따른 우열 구분과 신분적 분리를 추구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자사고나 외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욕구는 주어진 현실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선택일 수 있다”며 “그것 자체는 존중할 수 있지만 ‘제도로서의 자사고나 외고’는 다른 문제다. 불평등한 제도에서 개인이 선택하는 문제와 불평등한 제도 자체를 그대로 둘 것인가는 별개”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자사고와 외고가 만약 충분히, 사회통합에 반하고 불평등한 제도로 판명이 났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목표와 현실의 간극을 슬기롭게 메워가면서, 조화롭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교육감은 서울 25개 자사고 중 2개 학교만 일반고로 전환한 데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5월 28일 발표한 자사고 3개, 외고 1개, 국제중 1개의 학교 평가에서 다섯 학교가 모두 통과된 것을 언급하며 자사고·외고 폐지를 바라는 분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반성의 뜻을 보였다.
이와 함께 조 교육감은 특수학교 건립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강남과 강북,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 등이 분리되어 교육을 받는 것에 반대하면서 통합의 교육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리교육에 반대하고 통합의 교육을 지향하는 견지에서 볼 때, 차원은 다르지만 자사고·외고의 분리교육에 반대하는 것과 특정 지역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통합교육의 관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인근에 특수학교가 없어 장애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의 교육권을 우리가 보장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조 교육감은 “어떠한 난관을 거치더라도 교육책임자에게 부여된 헌법과 법률상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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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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