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졸음운전 치사율, 승용차 사고의 2배

부광우 기자
입력 2017.05.09 09:00
수정 2017.05.08 18:46

최근 3년 간 7.1% 기록…오후 2~4시 사이에 집중

운전자 5명 중 1명 수면장애…"제도적 대책 필요"

차종별 졸음운존 교통사고 현황.ⓒ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치사율이 승용차 사고의 경우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화물차 운전자의 상당수가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9일 삼성화재 산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화물차 운전자의 졸음운전 요인분석과 예방대책'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졸음운전에 따른 화물차 사고 치사율은 7.1%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승용차 졸음운전 사고 치사율(3.4%)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는 오후 2~4시 사이에 전체의 16.5%가 집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승용차는 심야부터 아침시간(0~8시)까지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화물차 졸음운전은 고속도로에서의 발생률이 69.8%로, 국도 및 지방도(17.2%) 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화물차 운전자 5명 중 1명은 수면무호흡증 장애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가정용 수면장애 진단기를 활용해 수면 시간 당 호흡 상태를 진단한 결과, 조사 대상 화물차 운전자의 94명 가운데 21명인 22.3%가 수면장애로 조사됐다.

이들 화물차 운전자 중 70% 가량은 불만족 수준의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주중에 하루 평균수면은 6.2시간으로 희망시간 7.8시간 대비 1.6시간이나 짧았다. 이와 함께 대상자의 43.6%가 코골이를 주 3회 이상 하는 등 수면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직업 운전자에 대한 건강관리 차원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부터 신규 제작하는 대형 화물차 등에 자동비상 제동장치와 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을 의무화했다. 또 화물공제조합 등에서 기존 차량에 전방충돌 및 차로이탈 경고 장치 장착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는 "졸음운전 사고는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국가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직업 운전자의 건강과 피로관리 개선을 위해 수면장애 진단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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