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7번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 실패라지만...
박진여 기자
입력 2016.10.18 10:17
수정 2016.10.18 10:18
입력 2016.10.18 10:17
수정 2016.10.18 10:18
북, 한미연합훈련 끝나는 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대북 선제타격론 반발"
전문가 "시험발사 거듭되며 신뢰도 향상...기술력 보완되면 또 도발할 것"
북, 한미연합훈련 끝나는 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대북 선제타격론 반발"
전문가 "시험발사 거듭되며 신뢰도 향상...기술력 보완되면 또 도발할 것"
북한이 또다시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올해만 무수단 미사일을 총 7번 발사했지만, 이중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실패했다. 거듭된 실패 속 실전 배치된 무기체계로서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위협적인 무기인 만큼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주말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전격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북한이 15일 오후 12시 33분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미상의 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실패했다”며 “실패한 미사일이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되는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최종 평가했다”고 밝혔다.
시험 발사도 없이 지난 2007년 실전 배치된 무수단 미사일이 올해 잇단 시험발사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넉 달 전 실험에서는 유일하게 400km를 날아가는 데 성공하기도 했지만, 최근 실험에서 또 다시 실패하면서 실전 배치 무기체계로서의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무수단 미사일은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으로 두는 3500km 정도의 위협적 무기로,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무기로, 북한이 해당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해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17일 본보에 “북한 무수단 미사일이 7번의 시험발사 중 6번을 실패하면서 미사일의 신뢰성에 또 다시 치명상을 입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다른 무기에 비해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서태평양 내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인 만큼 계속해서 개발을 거듭할 것으로, 그 위험성에 계속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듭된 발사 실패로 다른 무기체계 만큼 신뢰도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실험을 거듭하는 과정서 무기체계 개발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원장은 “현재 무기로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무기로서 가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미사일 발사는 실패 자체가 다음 미사일 발사를 위한 점검단계로, 무수단의 위력만큼 그 위협은 계속해서 상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도 이날 본보에 “무수단 미사일이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봐서 실전 배치된 무기로서 아직 완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무기는 실험에 실패하더라도 그 때마다 기술력이 점검되기 때문에 위협이 계속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무수단 발사는 지난 6월 발사 성공에 힘입은 기술력 보완 차원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송 전 소장은 “이번에도 실패하긴 했지만 과거 무수단 발사에서 한 번의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거의 무기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이번 실험은 이미 성공한 무수단에서 기술력을 보완하는 과정으로, 초기 시험발사보다 진일보한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과거 한 차례 시험발사에 성공한 무수단 미사일은 이미 무기체계로서 효용성을 지닌 상태로, 이번 실험은 기술적 보완을 점검하는 상태서 진행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시험발사를 거듭하면서 그 위력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실패여부보다 도발횟수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본보에 “무기 실험은 이미 달성한 수준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더 진일보한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하는 것으로, 실패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실패로 더 고차원적인 기술 수준을 완성시켜 가는 게 무서운 것”이라면서 “이번 무수단 발사는 지난 6월 성공한 기술의 보완 차원으로, 북한의 무수단 기술 수준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무수단 발사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거론된 ‘선제타격’ 가능성과 김정은을 겨냥한 초강경 발언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미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거론되고 있고, 지난 13일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는 김정은을 향해 “핵 도발을 감행하면 죽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북한은 지난 15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러셀 차관보의 발언은) 우리에 대한 최고의 도전이며 우리에게 한 선전포고를 실행에 옮기는 적대행위”라면서, 같은 날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덤벼드는 바로 그 순간 미국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침략군기지들은 물론 남조선도 순식간에 완전 불바다, 완전 폐허로 되고 말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관련해 송대성 전 소장은 “북한의 이번 무수단 발사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한 조급함과 반발심을 보여준다”면서 “태평양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무수단 발사를 통해 자신들이 먼저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우 전 원장도 “북한은 기술력이 확보되면 적당한 시기를 고려해 도발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무수단 발사는 최근 실시됐던 한미 연합해상훈련과, 한미 일각서 제기되는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한 반발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핵실험을 비롯한 무기시험은 기술적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정치적 명분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잇따랐다. 박휘락 원장은 “무기를 실험하는 것은 군사적 성능테스트로, 결함에 대한 보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을 단순히 정치적 명분에 맞추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무기실험은 그만큼 진일보한 기술적 성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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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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