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반쪽국회' 그럴 일 없다" 자신감

목용재 기자
입력 2014.09.17 15:50
수정 2014.09.17 16:34

17일 한선재단 포럼에서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7일 한선재단이 주최한 '국가개조와 국가개혁'이라는 제하의 포럼 참석해 "'반쪽국회'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한선재단

정의화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일정을 직권결정하면서 ‘반쪽국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의장이 국회 일정을 결정함에 따라 17일부터 상임위원회가 가동되고 오는 26일에는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필요한 안건을 처리될 예정이다.

정 의장은 17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국가개조와 국회개혁’이라는 제하의 국가전략포럼에서 “‘반쪽국회’ 걱정을 하는데 걱정하지 않는다.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그동안 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배려를 다 해왔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인해 모든 주요 국회 일정이 정해져있지 않은 상황이라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최종결정해 공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정된 법안들은 법사위까지 거쳤기 때문에 의장이 방망이만 두들기면 통과되는 것들”이라면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새정연 당내 상황까지 다 본 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그동안 국회 주요 일정을 확정해놓지도 않고 공전하는 국회의 실태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 의장은 “저는 신경외과 출신으로 3000여 명의 머리 수술을 한 경험도 있다. 성격이 있다는 얘기”라면서 “그동안 배려하고 양보해 왔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의장실에는 ‘참을 인’자가 붙어있는데, 그걸(답답할 때 마다 ‘참을 인’자를) 쳐다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식 잃은 부모의 상처를 이해하기에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주장에 나는 ‘OK’라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헌법정신과 법치국가니까 그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들의 노령화 때문에 국회의 공전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청중의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역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초선과 재선의원을 합치면 75%다. 그러니까 국회가 시끄럽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미국 하원의원의 경우 초선 의원은 2년 동안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불문율이 있다. 정치도 그만큼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면서 “대화와 타협, 배려와 양보는 젊은 사람들은 쉽지 않다. 인생을 좀 살아봐야 이런 덕목이 중요하다고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때문에 우리 국회도 경륜있는 정치인이 있으면 안정될 수 있다. 물론 젊은이들의 패기, 후배(의원) 양성을 해야한다”면서 “(국회의 문제는) 노령화 때문이 아니라 조화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서는 “선진화법은 국회후퇴법·마비법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저도 반대했던 법안”이라면서 “19대국회는 이 법안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회의장의 권위를 살릴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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