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친 고향 충남 공주서 "백종원 같은 민간 상권기획자 1000명 육성"
입력 2024.12.03 00:10
수정 2024.12.03 00:10
민생토론회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발표
배달 수수료, 영세업자 30% 인하·전통시장 면제
노쇼 예약보증금제 도입·악성 리뷰 신고센터 설치
공주산성시장 방문해 라디오 DJ…"저 믿으시죠?"
임기 후반기 국정 목표로 '양극화 타개'를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배달 수수료 인하와 '노쇼'(no-show·예약 부도) 및 악성 리뷰 피해 구제 등을 골자로 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5%를 차지하고, 고용의 45%를 담당하는 경제의 근간이자 버팀목인 만큼, 이들의 기반이 갖춰져야 자연스럽게 양극화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오후 충남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에서 '다시 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활력 넘치는 골목상권'이라는 주제로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정부와 민간과 협업해 수수료와 같은 각종 부담을 추가로 덜어드리겠다"며 "영세 가게를 중심으로 주요 플랫폼사의 배달 수수료를 30% 이상 줄이겠다. 특히 모든 전통시장은 0% 수수료를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가 5%에서 최고 14%에 달하고, 정산 주기가 길어서 문제"라며 "수수료를 낮추고,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상생 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노쇼 △악성 리뷰·댓글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 손님이 변심해 사업자가 과태료를 부과받는 사례 △불법 광고 대행 등을 소상공인 생업과 관련된 4대 피해로 지목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노쇼 문제와 관련해선 "예약보증금제도와 분쟁 해결 기준을 개선하고, 올바른 예약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정부가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악성 리뷰·댓글 문제와 관련해선 "악성 리뷰 신고 상담센터를 전국에 90곳을 만들어 악성 리뷰나 댓글로 판명되면 신속하게 삭제하거나 가릴 수 있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일회용품 사용 과태료 문제와 관련해선 "정작 과태료는 손님이 아닌 점주가 내야 된다. 과태료가 300만원이나 되는데,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니다"라며 "성실하게 안내한 점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과태료를 면제할 것"이라고 했다.
불법 광고 대행 문제와 관련해선 "분쟁이 생겼을 때 법원에 가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분쟁조정기구를 신속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상권 살리기'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토대로 지역 상권을 살리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며 "이곳 공주 제민천 주변 상권이나 대전 성심당 주변 상권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 씨는 민간 상권 기획으로 예산시장을 확 바꿔 놓았다"며 "이런 일을 감당할 민간 상권기획자를 앞으로 1000명 육성하겠다"고 했다.
또 2027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지역 상권 발전 기금과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프랑스 지역제작소(소상공인 아이디어 사업화)를 벤치마킹한 지역 창작 공간을 전국에 10여 곳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마친 뒤 공주산성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 및 지역 소상공인을 격려하는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공주산성시장 방문은 지난 대선 예비후보 시절인 2021년 8월에 이어 3년여 만이다.
윤 대통령은 시민들을 만나 "대선후보 시절에 여러분을 뵙고 이렇게 3년 만에 찾아뵙는다"라며 "공주가 제 아버지의 고향이니 제 고향이나 다름없고, 여러분께서 저를 공주의 아들로서 늘 응원해 주신 덕분에 저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충남 공주는 윤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의 고향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대통령실 회의와 민생토론회에서 우리 시장 상인 여러분들을 어떻게 도와드릴지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논의했다. 여러분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정책들이 바로 시행이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긁어모아서 여러분들이 사기 잃지 않고 힘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 내 음악 및 공지, 재난방송 등을 상인들에게 방송하는 라디오방송국 부스에도 들러 즉석에서 라디오 DJ를 맡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 많이 힘드시죠?"라고 물으며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저희들을 믿고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열심히 일하겠다. 저 믿으시죠?"라고 묻자, 부스 안과 밖에 몰려든 상인들이 "네"라고 큰 소리로 화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시관회의에서 "전향적인 내수·소비 진작 대책을 강구하라"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주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실물경기 지표가 좋지 않으므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내수·소비 진작 정책을 마련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