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성 범영덕 원전 유치위원장 "투기 방지 위해 즉시 고시 필요" [원전 후보지 현장①]
입력 2026.07.07 07:00
수정 2026.07.07 07:00
"당장 달라진 것 없지만 '희망'이라는 목표가 생겨"
"전 영덕 군민 혜택 누릴 수 있도록 원전 연금 필요"
"원전은 시작일 뿐…전력 소모 많은 산업 유치해야"
"중학교 시절 12만7000명 가량이던 영덕 인구가 지금은 3만2000명 수준입니다. 밤 7시만 되면 동네 전체 불이 꺼지고 공무원 말고는 돈 쓸 사람도 없는 곳입니다. 이번 원전 유치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절박함이 만들어낸 생존의 몸부림입니다."
경북 영덕군에서 만난 이광성 범영덕 원전유치위원회 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영덕이 오랜기간 소외돼 온 데 대한 회한과 새로운 기회에 대한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이 위원장은 과거 천지원전 유치 실패의 아픔을 딛고 다시 유치에 성공하기까지 지난 2012년부터 원전 유치 일선에서 일해왔다.
그는 이번 영덕의 원전 유치는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빠르게 희망을 결과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전 건설을 위한 조속한 고시와 착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희망'이라는 목표가 생겼을 뿐이다. 군민들은 과거 원전 유치 무산 당시 큰 실망감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유치는 우리 군민들이 잘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는 조속한 고시와 착공을 원한다. 15년이나 걸린다는 현재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잘못됐다. 공사 기간을 30%만 단축해도 막대한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 절약된 비용이 바로 군민들의 몫이 돼야 한다."
조속한 행정의 중요성을 역설한데는 후보지 지정 이후 지역에서 우려되는 투기 세력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빠른 행정 처리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행정 지체'가 오히려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 원전 예정지 발표 이후 고시까지 시간이 길어지면 투기꾼들이 몰리고 나중에 정부는 그 책임을 주민들에게 돌린다. 어차피 예견되는 개발이라면 정부가 선제적으로 고시를 서둘러야 한다. 산불로 황폐해진 현 상황을 반영해 환경영향평가 위원회를 빠르게 구성하고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조기에 묶으면 된다. 왜 미리 막을 수 있는 일을 방치하고 나중에 주민들을 투기꾼으로 몰아가는가. 이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원전이 영덕에 건설된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서는 투명한 공개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접근해야 한다. 원전 유치를 전제로 고준위 폐기물을 보관해야 한다는 점을 솔직하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우리는 숨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또한 기존 원전 부지 내에 80%가 포함된 마을의 이주 대책 등 당시 약속했던 사항들도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책상머리 행정을 할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난개발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위원장은 원전 반경 5㎞ 이내 주민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현재의 원전 주변 지원법을 개선해 영덕 군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원전 연금'이 지급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영덕에 원전 유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특정 지역 주민이 아니라 전 영덕 군민이 한마음으로 염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원전 주변 지원법은 발전소 반경 5km 이내 주민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영덕군 전체가 유치에 동의하고 수용성을 보였다. 읍내나 산골 마을 주민들은 무슨 이유로 원전 유치를 찬성했겠나. 따라서 나는 '원전 연금'을 주장한다.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말고 전 영덕 군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이든 예외 조항이든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지역 상생이자 복지다."
그는 원전 유치 이후에는 데이터 센터와 스마트팜 등 전력 소모가 산업을 유치해 인구를 모으고 산업을 집적해야 영덕에 미래가 있다고 전망했다.
"원전은 시작일 뿐이다. 그다음은 데이터 센터, 스마트팜 등 전력 소모가 많은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울진과 비교해도 인구는 늘지 않고 소외받아왔던 것이 영덕의 현실이다. 이제는 인구를 모으고 산업을 집적시켜야 한다. 포스코의 환원철 사업과 연계된 수소 생산 등 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들을 잡아야 한다. 우리는 가만히 떡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떡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원전 유치가 특정 지역만을 위한 것이 아닌 소멸 위기에 처한 영덕군 전체의 미래를 위한 '마지막 기회'임을 거듭 역설했다.
"정치권이 지역을 갈라치기하거나 선심성 행정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영덕의 여론을 모아온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전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