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여포 아니다”…K게임, ‘플랫폼·장르’ 다변화로 글로벌 출격
입력 2025.03.17 13:35
수정 2025.03.17 13:37
28일 넥슨 '카잔', 크래프톤 '인조이' 출시
카잔, PC·콘솔 지원해 서구권 게이머 겨냥
인조이, '심즈'에 도전장…AI 기술력 결집
NHN, 내달 좀비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 OBT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대형 신작 러시가 시작된다. 다변화한 플랫폼과 장르가 특징인 게임들로, 아시아권을 넘어 북미·유럽 등 서구권 이용자까지 공략한다. 대기작 대부분이 수년간 상당한 개발비가 투입된 게임들인 만큼, 주춤한 국내 게임 시장에 단비가 될지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은 28일 각각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과 ‘인조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외 게임쇼 출품과 수차례 테스트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AAA급 게임들이다.
카잔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코어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 내 핵심 인물인 ‘카잔’의 여정을 조명하는 게임으로, 이용자는 카잔이 돼 복수를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다양한 무기와 스킬을 조합해 자신만의 전투 방식을 정립하며 강력한 공격을 터득해가는 것이 핵심이다. 카잔은 PC를 포함해 서구권 공략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콘솔(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X/S)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이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IP 영향력 확장과 서구권 매출 확대의 선봉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매년 중국에서만 수천억원을 벌어주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IP는 넥슨의 핵심 캐시카우이긴 하나, 한국과 중국에 편중된 매출 구조가 한계점으로 꼽혀 왔다.
출시에 앞서 서구권 내 낮은 IP 인지도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쇼에 출품해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카잔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를 경우, 10% 내외 수준인 서구권 매출 비중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넥슨은 출시에 앞서 지난달 1월 스팀에 카잔 체험판을 출시했다. 체험판은 글로벌 다운로드 100만회 돌파, 스팀 내 뉴&트렌딩 게임 및 톱 데모 순위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체험판에 대한 4552개 평가 중 89%가 ‘매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크래프톤은 간판 게임 ‘펍지: 배틀그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로 새 매출원 확보에 나선다. 해외 유명 게임 ‘심즈’가 장악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인조이는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제작된 실사 수준 그래픽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유도 높은 게임성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신적인 존재가 돼 사람처럼 희로애락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는 캐릭터 ‘조이’를 조종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나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거나 집을 설계하는 등 자유로운 창작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 형성이 핵심 요소다. 특히, 인조이에는 소형언어모델(SLM) 기반의 상호작용 가능한 캐릭터(CPC, Co-Playable Character), 모션 생성 기능, 3D 프린터 기능 등 크래프톤의 AI 기술이 집약됐다.
업계에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고, 심즈 외엔 별다른 대체작이 없던 만큼 인조이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즈 시리즈도 2014년 4편 출시 이후 10년간 차기작이 나오지 않았던 터라 일정 수준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넷마블이 SF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RF 온라인 넥스트’를 오는 20일 출시한다. 지난 2004년부터 20여 년간 서비스하며 글로벌 54개국에서 2000만명 이용자를 모았던 ‘RF 온라인’ IP를 활용했다.
NHN은 내달 말 ‘다키스트 데이즈’를 OBT(오픈 베타 테스트) 형식으로 출시한다. 서구권 인기 요소인 ‘좀비’를 차용한 오픈월드 기반 슈팅 RPG로,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으로 공개된다. 좀비 생존 게임과 비슷한 세계관이나, 총기 요소를 통한 슈팅의 재미와 플레이어간 상호작용을 통한 RPG 요소들로 차별화를 꾀한다.
신한투자증권 강석오 연구원은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카잔의 출시를 통해 멀티 플랫폼 및 IP 해외 확장 역량을 평가받을 것”이라며 “크래프톤 인조이는 장르 및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여러 마케팅 행사를 통해 글로벌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