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할 결심’ 정몽규 회장이냐, 허정무 전 감독이냐…첫 맞대결 승자는?
입력 2024.12.03 10:53
수정 2024.12.03 10:55
거센 퇴진 압박과 숱한 논란 속에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 도전 의사를 밝히고 후보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2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전 후보자등록의사표명서에 서명해 제출했다. 정 회장은 자동으로 직무정지 상태가 됐고,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정배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한다.
차기 회장에 도전하려면 임기 만료일 50일 전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해야 한다. 2일은 임기 만료일인 2025년 1월 21일의 50일 전이다.
지난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가 보름 내 마무리된 만큼, 정 회장도 이달 중순 전 통과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정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임기 소회와 4선 도전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 실시된다. 그에 앞서 선거운영위원회가 내달 12일 구성돼 본격적인 선거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새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다.
정몽규 회장이 출마하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2013년 이후 경선으로 치러진다. 정 회장은 2013년 제52대 회장 선거에서 투표를 거쳐 당선됐고, 제53대·54대 선거에는 단독 출마해 3선까지 성공했다.
제55대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이뤄지는 만큼, 새로운 인물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 회장과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2파전 양상이 유력하다. 둘은 지난 1일 코리아컵 결승전(포항 스틸러스-울산 HD)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잠시 조우했다.
정 회장의 출마는 국민적 여론과는 정반대 행보다. 지난 9월 국가대표팀 홈경기에서도 관중들이 “정몽규 나가!!를 경기 내내 외칠 정도로 정 회장을 둘러싼 여론은 악화되어 있는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감사를 벌여 지난달 5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정 회장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스포츠윤리센터도 정 회장이 업무상 성실 의무를 어겼다며 지난달 20일 문체부에 징계를 요청한 상태다.
국민적 여론은 좋지 않지만,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마에 출마한다면 정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다수 축구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3연임을 통해 다져온 산하 단체장, 시도협회장 등 축구계 인사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을 것으로 예상하는 정 회장에게는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서의 재정적 기여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정 회장을 향한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허 전 감독을 대체할 만한 인물로 여기고 있지는 않다. 축구인으로서는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이라는 업적이 분명하고,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행정가로서의 경험도 쌓았지만 현재의 구도를 뒤흔들 만한 공약이 없다.
지난달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도협회 재정 자립이나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와 천안축구종합센터 운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실성이 있거나 파괴력 있는 이슈가 있어야 구도를 흔들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지 못하다.
한편, 신문선 교수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신문선 교수 측은 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현 집행부의 문제를 개선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협회 운영을 통해 KFA 브랜드를 리뉴얼 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