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SK하닉은 괜찮은데...삼전 신저가 경신 행진 이유는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4.10.23 07:00 수정 2024.10.23 07:00

5만7천원대로…외인 매도세에 신저가 또 경신

2거래일만에 최고가 다시 쓴 엔비디아와 ‘상반’

SK하닉과도 온도차...AI·HBM 등 경쟁력 우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경신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와 실적 훈풍이 기대되는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종목들과도 온도 차가 크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에서의 입지 약화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2일) 삼성전자는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300원(2.20%) 하락한 5만77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2조94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3일부터 이날까지 30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미 기존 최장 순매도 기록(25거래일·2022.03.25~4.28)을 경신한 상태로 외인은 지난 30거래일 동안 총 11조908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22.45%(7만4400→5만7700원)나 하락했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 6만원선이 다시 무너지면서 바닥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또 다시 크게 떨어지면서 끝모르는 하락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이는 미국 대표 반도체주인 엔비디아와 상반된 흐름이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1달러(4.14%) 상승한 14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오름세가 4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17일 장중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140.89달러)도 다시 경신했다. 주가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시가총액도 3조5250억 달러로 늘어나며 사상 최초로 3조5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시총 1위 애플(3조5950억 달러)과의 격차도 700억 달러로 줄였다.


삼성전자는 같은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와도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2일 종가가 18만7800원으로 전일 대비 3100원(1.62%)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3일부터 이 날까지 주가는 7.93%(17만4000→18만7800원) 상승했다.


외인은 이 기간 중 446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알테오젠(466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으로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는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들 두 종목과 확연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데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속에서 이를 방어할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경우, 인공지능(AI) 칩 반도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주요 테크 기업이자 고객사들인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메타 등의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보유한 HBM 기술 경쟁력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으로 이에 오는 24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후발주자로 현재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업계 1위 대만 TSMC를 따라잡을 만한 전략과 실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다만 그동안 외인들의 순매도 지속으로 앞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면서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AI·HBM·파운드리 등에서 경쟁력으로 반등의 수혜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외국인들의 역대급 순매도 행진이 이뤄지면서 이제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데다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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