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날만 되면 불 질렀다…산과 들 태운 소방관
입력 2024.09.24 04:09
수정 2024.09.24 04:09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고의로 산불을 일으킨 소방관이 붙잡혔다.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소방당국은 소방 장비 엔지니어인 로버트 에르난데스(38)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한 달간 캘리포니아주 북부 소노마 카운티에서 5차례에 걸쳐 산과 들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소노마 카운티는 유명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 인근 지역이다.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비번 날에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에르난데스가 일으킨 불은 다행히 각각 1에이커(약 4000㎡) 이상 번지지 않고 진화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주민들과 화재 진압팀의 신속한 대응으로 화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타일러 소방서장은 "우리 직원 중 한 명이 대중의 신뢰를 저버리고 1만2000명에 달하는 동료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먹칠을 하려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한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매년 100명 이상의 소방관이 방화 혐의로 체포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로 소방관들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일어나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소방당국은 에르난데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에르난데스는 향후 법적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방관 채용 및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