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맞은 LS의 도약... 그리는 청사진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09.13 06:00
수정 2024.09.13 06:00

LS전선, 글로벌 경쟁력 위해 포트폴리오 재편

해상 풍력·신재생 ·AI 데이터센터 성장 주목

구본규 "주요 자회사들과 구조적 결합 필요해"

인공지능 시대가 개막하며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S전선은 AI 시대 개화에 발맞춰 송배전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AI 이미지

케이블 제조 등 해저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LS전선이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그룹 차원에서 공격적인 사업 목표를 재설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전력 수요가 많아질 송배전 시장 등을 공략해 6년 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인데, 그 과정에서 주요 자회사들과의 공고한 협업을 예고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최근 공개석상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고 이같은 사업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해저케이블 및 데이터센터(IDC) 솔루션 사업을 지목하며 10조 단위의 매출을 언급했다. 지난해 LS전선의 매출이 6.2조인 점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60%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겠단 포부다.


최근 LS전선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떠오르는 해상풍력, 신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맞춰 그룹차원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그로 인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해상 풍력과 관련해선 해저 시공전문 LS마린솔루션과 손잡고 초고압직류 HVDC 케이블의 기술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단지 건설과 장거리 전력망 사업이 늘어나면서 해저케이블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다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점이 LS전선의 자신감의 배경이다. 전력 용량은 높고 손실이 적은 HVDC 생산은 기술 장벽이 높아 생산 가능한 업체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생산 가능한 업체는 전세계 6곳에 불과하다.


아울러 그간 지중 시공을 담당했던 LS빌드윈과 해저 시공을 맡았던 LS마린솔루션을 수직계열화하는 점도 LS의 경쟁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자회사들과의 '유기적 결합' 전략이다. LS전선 측은 "해저 시공과 지중 시공을 통합해, 생산에서 시공 및 유지, 보수까지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LS전선은 AI 데이터센터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설립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대대적인 시설투자가 늘고 있는 덕분이다. LS전선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차세대 2차전지 UC(울트라커패시터)와 초전도 케이블 시스템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선 자회사 LS머트리얼즈가 중점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LS머트리얼즈가 강점을 지닌 UC는 전력 사용의 급격한 변동에 신속히 대응하는 고성능 전력 저장 장치로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IDC(일반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보장한다. 특히 24시간 대량의 연산 작업을 수행해 전력 부하 변동이 큰 AIDC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일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 버티브코리아와 '데이터센터 전력관리 솔루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같은 자회사들과의 구조적이고 유기적인 결합을 바탕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구본규 사장은 LS전선의 상장 계획도 명확하게 언급했다. 구 사장은 지난 5일 '밸류업데이' 행사에 참석해 "상장은 반드시 생각하고 있으며, 몇년 내 성과를 보인 후 본격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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