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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 공들인 신가전 1년도 안 돼 단종…'품질 논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11.08 06:00
수정 2024.11.08 08:36

출시 3분기 만에...가습공청기 일찌감치 단종

얼음정수기·제습기도 연달아 교환 문의 이어

업계 관계자 "꼼꼼한 품질 검증 절차 있어야"

생산이 중단된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하이드로타워' 1세대.ⓒLG전자

최근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한데로 합친, 이른바 올인원 즉 융합 가전에 주력했던 LG전자가 예상치 못한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1세대 출시한 제품 성능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출시 8~9개월 만에 신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하이드로타워'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기존 생산분만 판매하고 연내에 업그레이드 된 2세대 제품을 출시한다는 예정이다. 사실상 지난해 11월 출시됐던 기존 1세대 제품은 1년이 되지 않아 단종됐다.


하이드로타워는 당초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한데 합친 제품으로, 스팀 가습 기능을 장착해 사계절 내내 사용 가능한 '올타임' 가전으로 주목받았다. 10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내부 관계자는 "많은 제품이 단종 혹은 재출시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출시 반년이 조금 지나 생산을 중단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기존에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받아온 가습 용량을 대폭 확대해 새롭게 2세대 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나, 내부에서는 사실상 품질 이슈로 일찌감치 제품을 단종하고 기능을 보완해 재출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올 여름 새롭게 출시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제습기의 경우 스크류 체결 불량으로 손잡이가 빠지는 품질 이슈가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가 잘못된 내용인데, 빠르게 제품 출시를 서두르다보니 제대로 된 품질 검증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LG전자

최근에 내놓은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역시 얼음 제조 과정에서의 품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8월 '국내 최초 얼음 냉동 보관' 타이틀을 달고 야심차게 시장에 나왔지만, 제빙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간혹 제빙이 되지 않는 불량 이슈가 터지면서 소비자 교환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LG전자가 품질 이슈를 감수하면서까지 '융합 가전' 출시를 서둔 배경으로는 글로벌 가전 산업의 저성장 기조가 지목된다. 가전 사업이 성숙 사업인 탓에 교체 수요가 더디고, 중국을 포함한 외국산 가전의 성장으로 그 자리를 위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HVAC 공조쪽은 아직 여력이 있어서 해당 분야에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높은 성장세도 점쳐지고 있으나, 그에 반해 다소 정체된 기존 가전 사업의 경우 고심이 많다"며 "높은 인건비에 따른 비용 절감, 단축된 검증 과정에 따른 제품 결함 등의 문제가 이례적으로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와 같은 라인업의 워시타워, 최근에 출시한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 등의 경우 높은 성장세를 보여가는 중이다. 공기청정기에 고양이 휴식 공간이 추가된 '에어로 캣'도 그 중 하나다.


LG전자는 '에어로 캣'을 일본 시장을 위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일본 거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가전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회사 측은 "일본에서 동물을 키우는 가구 중 절반 이상(55%)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확한 판매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세탁건조기와 로봇청소기 등은 지속적인 소비자 구매 수요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가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A사업본부의 최근 4년 간 매출 성장률은 대략 11.3%다.


업계 관계자는 "신가전의 경우 현재 극명하게 장단점이 나뉘고 있다"며 "경쟁사가 AI 가전을 앞세우듯, LG전자는 융합 가전으로 기존 정체된 산업을 뚫겠다는 방침이나, 이 역시 아직 초창기인 탓에 수율 문제 등이 일부 뒤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은 현실"이라면서도 "다만 품질 논란이 여러 제품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왔던 만큼, 사전 품질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해야, 그간에 받아왔던 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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