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땅’ 부른 엔믹스도 악플 테러…일본, ‘독도’로 트집잡기 여전 [D:이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4.09.03 10:59
수정 2024.09.03 10:59

과거 일본 입국 거부당한 이승철, 이수근, 정광태 등 다시 언급돼

걸그룹 엔믹스(NMIXX)가 일본 네티즌들로부터 악플테러를 당하고 있다. 엔믹스가 최근 유튜브 채널 ‘MMTG 문명특급’에서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에서다.


ⓒMMTG 문명특급

엔믹스는 그간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믹스팝’을 선보여왔다. 이를 빗대 진행자인 방송인 재재는 멜로디가 비슷한 노래를 맥락 없이 이어 부르는 새로운 것을 ‘믹스 팝’이라고 소개하며 엔믹스에게 제안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재는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곡들 중 ‘독도는 우리땅’과 그룹 샤이니의 ‘루시퍼’, 동요 ‘악어떼’ 등을 믹스한 노래를 먼저 선보였고, 이후 엔믹스가 멤버별로 나눠 “나를 묶고 가둔다면”(해원) “뱃길 따라 이백리”(설윤) “버터풀 야도란”(지우) “새들의 고향”(릴리)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배이) “악어떼가 나온다”(규진)와 같은 식으로 완성해 불렀다.


사실상 전혀 문제될 것 없는 이 방송을 두고 엔믹스를 향한 악플테러가 나온 건, 일부 일본 네티즌이 이를 정치 문제로 연결시키면서다. 한 일본 네티즌은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정치 문제를 접하는 것이 문제다.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다르다고 해도 너무 심하다”며 “일본 팬들은 ATM기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엔믹스 팬이라고 하는 게 부끄러워질 정도로 유감”이라며 “엔믹스에 돈을 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분노했다.


이에 앞서 방탄소년단 RM을 둔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최근 일본 우익 세력이 지난 2013년 방영된 SBS M ‘신인왕 방탄소년단-채널방탄’에서 RM이 흰 저고리, 검정 치마 등 한복을 입고 ‘독도는 우리땅’을 불렀는데, 일본의 각종 뉴스를 전하는 엑스(X) 계정 ‘셰어 뉴스 재팬’은 이 영상을 공유하며 “BTS 리더, 위안부 옷을 입고 ‘다케시마는 한국의 영토’라고 노래한다”고 조롱한 일이다.


케이팝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일본 우익 세력의 트집 잡기가 날로 늘어가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독도’와 관련된 발언이나 행사에 참여한 한국 방송인을 대상으로, 일본 입국을 금지하는 등의 문화 규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2월 일본 요나고 공항에서 2시간 이상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5장의 조사서에 가족 이름과 성별, 나이까지 상세히 적어야 했고, 여행 가방을 모두 열어 속옷까지 샅샅이 뒤졌다고도 전했다.


서 교수는 그간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알리는 데 힘써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당시 일본 공항에서 당한 봉변이 석연찮다. 일본의 과거사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판하는 한국 연예인들이 일본 공항에서 억류되거나,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꾸준히 있어왔기 때문이다.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가 지난 1996년 한국 연예인 최초로 일본 입국을 거부당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독도 횡단 수영에 참여한 배우 송일국의 일본 입국이 사실상 금지됐다. 당시 그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인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가 일본에서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취소됐다. 2014년엔 독도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불렀던 가수 이승철은 입국을 거부당해 아내와 함께 4시간이 넘게 공항에 갇혀있다가 겨우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일본이 ‘독도’를 두고 문화규제, 악플테러를 하는 행동이 무려 30년에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문화 교류가 활발해진 현 상황에서 일본의 이 같은 행태는 자국의 이미지만 깎아 먹는 꼴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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