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팔리네?"…8월 완성차 판매 줄었어도 신차 활약 '눈길'(종합)
입력 2024.09.02 17:56
수정 2024.09.02 18:51
완성차5사, 8월 내수 총 10만5504대 판매… 전년比 0.9%↓
경기 침체·전기차 화재 악재에도… 신차 판매 '눈길'
지난 8월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의 판매량이 또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경기 침체로 인해 올 초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에,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한 우려가 이어졌음에도 신차 활약이 이어지며 하반기 회복의 불씨를 지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5사는 8월 한 달 간 총 10만5504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0.9%, 전월 대비 4.0% 줄어든 수치다.
올 초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이 8월에도 이변없이 이어졌다. 통상 8월은 여름 휴가 등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 가을 나들이 등으로 인해 차량 교체 수요가 많은 시기지만, 성수기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것이다.
다만, 앞서 상반기 성적표와 사뭇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신차 효과가 하반기 내수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에서다.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사고로 인한 우려가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신차가 예상외의 선전을 거뒀고, KGM의 액티언도 흥행을 예고했다.
우선 현대차는 완성차5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한 5만 8087대를 판매했다.
스테디셀러 그랜저가 6187대에 이어 쏘나타 6317대, 싼타페 5715대, 캐스퍼 5031대 등 순으로 팔리며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제네시스는 GV70 3879대, G80 3488대, GV80대 2161대 순으로 팔렸고, '서민의 발' 포터는 5170대 판매되며 힘을 보탰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지난달 8월 1일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전동화 모델 판매량이 3676대로 8월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신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이 1439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판매량을 견인한 덕이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확산된 시점이지만, 주행거리와 가격, 디자인 등 상품성에 따라 전기차 판매가 지속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런 양상은 기아의 8월 판매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아는 8월 국내에서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한 4만 510대를 판매했다. 스테디셀러였던 쏘렌토가 8월엔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EV6과 EV9 등 기존 출시됐던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대비 각각 36.8%, 77.5%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최근 출시된 EV3는 EV6와 EV9에서 줄어든 판매량을 상쇄해내고도 더 팔아치웠다. EV3의 8월 판매량은 4002대로, 쏘렌토(3502)와 K5(2690)를 넘어섰다. 똑같은 전기차 신차인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팔려나간 것이다.
중견 3사에서도 간만의 신차 출시로 내수 회복이라는 희망에 힘을 더했다. 8월 인도를 시작한 신차는 KGM의 액티언 뿐이지만, 9월부터는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도 인도를 시작하는 만큼 연말이 가까워질 수록 내수 시장에 활기가 돌 전망이다.
지난 8월 20일부터 신차 액티언의 인도를 시작한 KGM은 9월 판매 실적의 기대감을 높였다. 8월 내수 판매량은 3943대에 그쳤지만, 영업일수로는 5일간 판매된 액티언의 판매량이 780대에 이르면서다. 현재 5만대 이상 사전계약이 된 것으로 전해지며 내달 토레스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다만, 하계 휴가와 신차효과 희석 등의 영향이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전기차인 토레스EVX는 전기차 화재 여파를 상당부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 EVX의 8월 판매량은 377대로, 전월(788대) 대비 51.5% 줄었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부진으로 인한 내수 절벽의 마지막 페이지를 썼다. 8월 한 달 간 1350대를 판매했지만, 9월부터 신차 그랑 콜레오스가 인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르카나(579대), QM6(672대)의 판매량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그랑 콜레오스의 활약이 르노코리아의 내수 실적을 좌우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노사간 임단협이 부결되며 결국 파업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한국GM은 8월 내수 시장에서 1614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무려 51.0% 줄어든 수치다.
한국GM은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7월 말 잠정합의안이 부결됐고, 노조는 부분파업과 잔업 거부를 8월 30일 2차 잠정합의안이 도출되기까지 지속한 바 있다. 잠정합의를 마친 만큼 9월부터는 판매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에서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145대 판매되며 내수 실적을 리드한 가운데, 쉐보레 트래버스가 전년 동월 대비 33.3% 증가세를 기록했다. 최근 인도를 시작한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도 85대 판매되며 전월 대비 30.8%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해 내수 부진을 상쇄했던 완성차 5사의 수출 및 해외판매는 8월엔 나란히 감소했다. 현대차는 해외시장에서 27만 4876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대비 7.2% 줄었고, 기아도 21만48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4% 줄었다. 수출 강자였던 한국GM은 노조 파업 영향으로 수출량 역시 1만4020대로 전년 대비 20.5% 줄었다.
KGM 역시 4185대 수출하며 전년 대비 39.5%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르노코리아는 완성차5사 중 유일하게 7101대를 선적하며 전년 대비 2.7% 늘어난 수출량을 기록했다.
한편, 완성차5사의 8월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기아가 93.5%로, 전년(91.9%) 대비 1.6%p 늘었다. 중견3사의 점유율은 6.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