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피플] ‘올림픽 5연패’ 쿠바 로페스, 매트에 레슬링화 벗어놓고 “젊은 선수들에게 영감”
입력 2024.08.08 16:13
수정 2024.08.08 16:13
레슬링 레전드 미하인 로페스(42·쿠바)가 올림픽 5연패 위업을 달성한 뒤 매트에 레슬링화를 벗어놓고 퇴장했다.
로페스는 7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야스마니 아코스타(칠레)를 6-0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쿠바 출신 아코스타는 체급 최강자인 로페스에게 밀려 올림픽 출전 좌절의 아픔을 겪은 선수다. 아코스타는 로페스를 피해 2015년 쿠바를 떠나 칠레 국적을 얻어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금메달 앞에서 로페즈에 또 졌다.
로페스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획득,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개인 단일 종목 5연패에 성공했다.
칼 루이스(육상 멀리뛰기), 마이클 펠프스(수영 남자 개인 혼영 200m), 케이티 러데키(수영 여자 자유형 800m·이상 미국) 등을 넘어선 대기록이다.
16강전부터 결승까지 1점도 실점하지 않고 금메달을 따냈던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현역 복귀한 로페스는 42세(1982년생)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마치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거목과도 같았다.
지난 3년 동안 국제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낳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아민 미르자자데(26·이란)마저 무너뜨렸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마친 로페스는 레슬링화를 벗어 매트 위에 올려둔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은퇴를 암시한 로페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매트 위에 내 인생의 일부이자 꿈을 남겨뒀다. 젊은 선수들에게 영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젊은 선수들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후배 양성 의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