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결승’ 위기탈출 안세영, 일본 야마구치 제압…4강 진출
입력 2024.08.03 16:46
수정 2024.08.03 17:22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야마구치 아카네(6위·일본)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3일(한국시각) 오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서 1게임을 먼저 내주고 위기에 몰렸지만, 내리 두 게임 따내고 2-1 승리해 준결승에 올랐다.
16강을 치르고 8강에 올라온 야마구치는 안세영이 등장하기 전 세계랭킹 1위에 자리했던 일본을 대표하는 배드민턴 스타. 전문가들은 둘의 대결을 놓고 ‘미리보는 결승전’이라고 표현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상대전적에서 열세(10승13패)지만, 최근 7경기에서는 5승2패로 우위다. 체력적으로도 우위였다. 예선 1~2차전을 가볍게 이기고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받은 1번 시드 덕분에 16강을 치르지 않고 8강에 올라왔다.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게임 내내 끌려갔던 안세영은 표정도 어두워졌다. 지능적인 경기운영을 펼친 야마구치는 운도 따랐다. 네트에 맞아도 안세영 진영으로 넘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안세영의 아쉬운 실책까지 나왔다.
2게임 초반도 고전했던 안세영은 랠리를 길게 가져가면서 야마구치의 체력을 갉아먹고 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쓰면서 리드를 잡았다. 스매시까지 하면서 11-6으로 달아났다. 표정도 점점 밝아졌다. 야마구치가 힘을 내면서 16-17까지 따라붙었지만, 안세영은 네트에서 셔틀콕을 멀리 보내 야마구치를 지치게 하며 게임 포인트를 따냈다.
2게임에서 야마구치를 지치게 만든 안세영은 3게임 들어 초반부터 체력적 우위를 앞세워 6-1까지 달아났다. 공격에도 자신감이 붙으면서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1게임과 달리 야마구치의 공격이나 수비가 네트에 걸리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13-6까지 앞서나간 안세영은 놀라운 호수비를 몇 차례 보여주면서 야마구치를 질리게 했다. 흐름을 내주지 않은 안세영은 3게임을 가져간 뒤 포효했다.
최대고비를 넘기면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파리에서)낭만적인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말해왔던 안세영이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