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장르만 추구 NO"…요리·럭비·인플루언서, '풍성한' 넷플릭스 예능 [D:현장]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7.26 17:05
수정 2024.07.26 17:05

'더 인플루언서'부터 '신인가수 조정석'·'흑백요리사' 등

다양한 새 예능 예고

넷플릭스가 좀비부터 요리, 음악, 여행 등 '다양한' 소재로 세분화된 시청자들의 취향을 섬세하게 저격한다.


26일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넷플릭스가 예능 페스티벌을 열고 라인업 소개 및 앞으로의 예능 콘텐츠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 '좀비버스' 등 인기 예능들의 새 시즌들이 예고됐다. '솔로지옥'은 시즌4로 돌아올 예정이며, 액션 좀비 버라이어티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좀비버스'는 '좀비버스: 뉴 블러드'로 세계관을 확장한다. 정종연 PD가 연출하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 '데블스 플랜'의 시즌2도 예고됐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20년 차 배우 조정석의 신인 가수 데뷔 프로젝트 '신인가수 조정석'을 비롯해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이경규의 진두지휘 아래 진행되는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리벤지', 럭비 선수들의 승부를 다룬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기안84가 울릉도에서 청춘을 위한 신개념 민박 '기안장'을 오픈하는 '대환장 기안장' 등 다양한 새 예능들도 소개했다.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는 이번 라인업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소재의 '다양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1년에 열작품 이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잘되는 프로그램만 만들자, 혹은 어떤 특정 장르가 효과가 있었으니 이 장르를 개발하자는 접근보다는 이제는 개인화가 됐지 않나. 최대한 많은 시청층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의 기준에 대해 "물론 제일 큰 재미는 기준이다. 그런데 요즘엔 그 기준이 다 다르다. 누군가는 평생 데이팅을 안 보기도 하고, 격렬한 경쟁을 안 보기도 하신다. 최대한 넓게 만족시켜 드리는 게 목표다. 다양한 타깃에 대한 분석이나 규모에 대한 고민도 한다. 그런데 글로벌만 겨냥한다거나, 그 성과만 따라간다거나 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 다양한 시청자들을 아우르기 위한 배리어프리 서비스도 새롭게 시도 중이다. 유 디렉터는 "그동안 넷플릭스는 자막과 음성해설을 선보이면서 베리어 프리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는데, 예능에도 도입을 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성우 화면 해설이 시작된다. 이동우, 김경식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아 시각장애인들도 넷플릭스 예능을 시청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바이벌'이라는 장르가 라인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PD들은 새 소재와의 조합을 통한 색다른 재미를 자신했다. '더 인플루언서'의 이재석 PD는 '인플루언서'를 소재로 색다른 재미를 유발한다며 "여러 명의 출연자가 서로 경쟁해서 이기고, 이런 것이 서바이벌이라면 우리도 그런 틀을 가지곤 있지만 경쟁보다는 경연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들이 가진 특성이 치열한 경쟁에 익숙한 분이 아니라 개성이나 캐릭터가 다 너무 다르다. 누굴 이기고 올라간다기보다는 나를 뽐내서 관심과 시선을 끌어내는 형식이다. 경연에 조금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김학민 PD는 "표면적으로 가장 다른 건, '한식대첩'이나 기타 다른 프로그램들은 심사위원들이 보통 홀수다. 우리는 딱 두 분만 모셨다. 한쪽은 백종원 대표님, 또 한쪽은 미슐랭 3스타 안성재 셰프님을 모셨다. 어느 쪽 분야도 빠져나갈 수 없게끔 촘촘한 심사를 보여주셨다. 두 분이 다른 스타일이라 의견 대립을 보여주기도 하시고.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셨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리벤지'의 권해봄 PD는 "작년 '코미디 로얄'이 방송됐었다. 우승팀이 이경규 팀이었다. 단독쇼 개최를 열 수 있었는데, 이경규는 자신들이 호스트가 돼 다시 코미디언들이 모여 경쟁을 하겠다고 하시더라. 코미디 대부의 역량을 최대한 펼쳐져서 새로운 코미디 배틀, 불편하지 않은 고급 개그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 시즌으로 돌아오는 작품들은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좀비버스: 뉴 블러드'의 박진경 PD는 "제대로 된 버라이어티 예능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번이 본게임이다. 13개국에서 1등을 했다고 했는데, 이번엔 10배 정도 재밌어서 130개국에서 1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작하고 나서 이렇게까지 잘 나왔다고 생각하진 않은데, 이번엔 업그레이드가 됐다"라면서 "이번엔 버라이어티 장르에서 활약하셨던 분들에, 새로운 분들을 잘 조합하려고 했다. 조세호, 데프콘, 소녀시대 태연, 육성재, 권은비, 충주맨 김선태 등 합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솔로지옥' 시리즈의 김재원 PD는 "한 출연자가 아닌 한 커플이 화제가 될 것 같다. 최종 선택까지 흥미로운 서사가 있다.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일 수 있는 룰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뻔하지 않은 전개가 나왔다. 출연자들도 뻔하지 않게 따라와 주셨다. 연애 프로그램의 익숙한, 아는 맛에 신선한 맛이 많이 추가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그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에 대한 호불호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유 디렉터는 "작품의 성과나 호불호는 창작자가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다. 저나 PD님들만큼 호불호에 대한 반응을 많이 찾아보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그것만으로 평가를 하려고 하진 않는다. 작품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한다. 예능 산업 크기를 봤을 때 한국에서 예능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우리가 다른 플랫폼의 추격을 받는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좋은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여긴다. 우리만 예능을 만들고, 다른 곳은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 취향에만 맞는 예능이 나온다. 모두가 전반적으로 경쟁하며 예능을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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