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고문·생중계' 여중생 구속영장 '기각'
입력 2024.07.17 14:27
수정 2024.07.17 20:34
한 여중생이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폭행하는 모습을 생중계한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 A양은 부모와 다투고 가출하던 중 중학교 3학년 B양을 만났다.
B양은 A양에게 "익산으로 바람 쐬러 가자"고 말한 뒤 둘은 함께 여행을 떠났다. 이후 돈이 떨어지자 지난 9일 B양은 A양에게 "성매매해서 돈을 벌어오라"고 협박했다.
A양은 또래에 비해 왜소한 체격이었다. 반면 B양은 과거 운동을 해 키도 크고 체격이 다부진 편이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에게 "스스로 불법 성매매를 뜻하는 '조건만남'을 하겠다고 말하라"며 성매매를 강요했고, 이 말을 하는 피해 학생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B양은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이러한 영상을 남긴 것.
A양은 "실제 성매매는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하며 같이 있던 모텔에서 도망쳤다. 그러자 B양은 A양을 잡아와 4시간 가까이 폭행했다. A양에 따르면 B양은 면도칼로 A양의 눈썹을 밀고, 양치 거품을 먹게 했다.
특히 B양은 지인들에게 "재미있는 걸 보여 주겠다"며 영상 통화를 걸어 A양의 옷을 벗겨 때리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당시 B양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한 남학생은 "어떤 여자애가 옷을 다 벗고 있었고 뺨을 맞자 '살려주세요'라며 울었다"고 했다. 이어 "헤어드라이어 열을 높인 다음 신체 부위를 지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가열된 헤어드라이어를 A양의 신체 중요 부위에 갖다 대는 등 성고문이 있었다고 암시했다.
영상 통화를 받은 B양의 지인 중 한 명은 A양의 부모에게 이 상황을 알렸다. A양의 부모는 이튿날 A양이 붙잡힌 모텔에 찾아갔다.
B양은 도주를 시도했지만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시 B양은 A양의 부모를 보자마자 "뭘 꼬나보냐 씨X"이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경찰은 B양에 대해 폭행 및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B양이)소년범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기각했다.
현재 B양은 여자청소년쉼터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지난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흉기 난동 예고글을 올려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