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한국서 차 판지 17년 만에 공식법인 출범… 왜?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7.03 13:22
수정 2024.07.03 13:23

마세라티 한국법인 '마세라티 코리아' 공식 출범

FMK 통해 한국 들어온 지 17년… 판매 주체만 바뀌어

한국 럭셔리카 시장 겨냥… "한국은 전세계 5번째 큰 시장"

신차출시 서두르고 고객 접점 강화… 4분기엔 전기차도

(왼쪽부터) 마세라티 '뉴 그란투리스모 원 오프 프리즈마', '뉴 그란카브리오'ⓒ마세라티코리아

한국 시장에 등장한지 17년차를 맞는 마세라티가 한국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그간 공식 법인 없이 딜러사를 통해 차량을 수입해오는 방식으로 운영해왔지만, 최근 국내 럭셔리카 시장 규모가 커지며 본격적으로 차량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루카 델피노 마세라티 CCO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공식 출범 행사에 참석해 "마세라티는 한국에서도 우아함, 럭셔리, 성능이라는 핵심 가치를 확고히 지켜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국내 럭셔리카 시장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럭셔리카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올해 7월 1일자로 공식 법인이 국내 시장에 출범했다. 그간 공식 수입사 FMK를 통해 한국 시장에 차를 판매해왔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코리아와 같은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장이 생겨난 것이다.


마세라티의 한국법인 출범은 단순히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법인을 세우는 것과는 다르다. 테슬라, 폴스타 등 새로운 업체가 한국 시장에 처음 발을 딛는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는 이미 2007년 부터 17년간 뿌리를 내려왔기 때문이다. 마세라티는 사실상 판매 주체가 공식 수입사에서 한국법인으로 달라졌을 뿐이다.


이미 공식 수입사를 둔 한국 시장에 굳이 17년이 지나서야 공식 법인을 설립한 것은 17년 전과 지금의 한국 시장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팔려나가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비로소 마세라티에 '사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초고가 수입차들은 전례없던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벤틀리는 지난해 434대를 판매하며 전세계 7번째 시장으로 올라섰고, 롤스로이스는 276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마이바흐는 작년 브랜드 사상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델피노 CCO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럭셔리 세그먼트에 있어 전세계 5번째 시장규모를 갖고 있다. 미국, 중국, 독일, 영국에 이어 한국이다"라며 "한국 소비자들은 정말 똑똑하다. 아주 현명하게 럭셔리 시장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잘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최고경영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에 마세라티는 국내 법인 출범을 필두로 그간 국내 시장에서 낮아진 존재감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진했던 신차를 대거 출시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우선 한국법인 출범 직후 첫 차로는 뉴 그란투리스모와 뉴 그란카브리오를 택했다. 이를 시작으로 마세라티 코리아는 올해 12월까지 매달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4분기에는 전기차도 2종 들여온다.


또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쇼룸을 한 곳 늘려 국내에서 총 6곳의 쇼룸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쇼룸을 포함해 고객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듣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분고 야마모토일본&한국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는 "법인 설립 전후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법인이 설립되면 직접 마사라티 본사와 직통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을 총괄 책임하고 있는 기무라상이 마세라티 본사의 부사장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보고 체계도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전기차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 사업자와 충전소 설립을 위한 검토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야마모토 매니저는 "전기차를 4분기에 출시할 계획이고, 한국 로컬에 기반을 둔 충전사업자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몇 곳을 타진하고 있다. (충전사업을 하게 되면) 전체 80~90%에 달하는 차징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저희가 가져갈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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