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日보다 먼저 UAE와 경제동반자 됐다…'新 중동 붐' 기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4.05.30 05:00
수정 2024.05.30 07:52

尹·모하메드 대통령 정상회담

CEPA 체결·UAE300억 달러 투자 약속 재확인

에너지·원전 등 19건 협정·MOU·의향서 체결

김 여사, 모하메드 대통령 모친께 감사 손편지도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빈 방한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자유무역협정의 일종인 CEPA를 아랍권 국가와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AE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4위 교역 상대국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협정은 양국 간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 환경을 촉진함으로써 양국 간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FTA(자유무역협정)는 상품·서비스·교역 자유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CEPA는 여기에 투자가 추가되는 성격"이라고 했다.


이번 CEPA로 양국은 전체 수출입 품목의 약 90%를 개방한다. 무기류와 10인 이상 대형 전기차·의료기기·의약품·화장품 등의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기계류의 상당수는 5년 내, 자동차 및 부품, 가전제품 등은 최장 10년 내 관세가 철폐된다. 인삼류, 전복 등 우리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 철폐의 혜택을 받게 된다.


박 수석은 "아직 UAE와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서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 수석은 원유 수입과 관련해선 "현재 관세가 3%인데, 앞으로 10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고 했다. 이번 CEPA 체결로 UAE는 다른 나라에는 개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개방한 것은 물론 국내 병‧의원급 의료기관의 자국 현지 개원 및 원격 진료를 가능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정상회담에서 작년 1월 UAE를 국빈 방문했을 때 모하메드 대통령이 한국에 약속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투자 방침도 재확인했다. 김 차장은 "양 정상은 '300억 달러 투자 공약'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데 만족감을 표했고, 이번에 UAE 측이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의 투자 기회 검토에 들어가는 등 투자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세부적인 투자 대상과 규모는 UAE 측에서 보안을 요구해 공개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UAE 타니 아흐메드 알 제유디 통상특임장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서명식에 배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후 투자·에너지·원자력·국방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한 19건의 협정·MOU·의향서 서명식에 임석했다.


에너지 분야에선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한국 기업의 'LNG 운반선 건조 의향서'가 체결됐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최소 6척(15억 달러) 규모의 LNG 선박을 수주할 수 있게 됐다. 양국은 400만 배럴 규모인 공동원유 비축 사업 확대 논의와 수소 협력 사업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원자력 분야에선 바라카 원전 1~4기에 이은 후속 호기 건설,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국방 분야와 관련해선 한국 무기 체계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 등 방산 파트너십을 더욱 심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국산 차세대 헬기와 전투기는 물론 UAE의 방어망을 확고히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우리의 역량을 하나하나 협의해 가고 있다"며 "하나씩 확정돼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AI 기업 협력 파트너십과 공동연구를 비롯해 AI 분야 협력 방안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양국 국기를 들고 맞이하는 어린이환영단에 화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 뒤는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상회담에 앞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하 비행을 했고, 전통의장대·취타대 100명, 아크부대원 500여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명이 모하메드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차담을 한 뒤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모하메드 대통령의 1박 2일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한남동 관저에서 친교 차담을 했다.


차담에는 전날 친교 일정 및 만찬에 이어 모하메드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암 빈트 국책사업 담당 부의장이 동석했다.


김 여사가 "한국을 첫 국빈 방문 수행 국가로 선택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하자, 마리암 부의장은 "첫 국빈 방문 수행을 한국으로 오게 돼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월 윤 대통령과 UAE를 국빈 방문했을 때 모하메드 대통령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가 아부다비 바다궁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초청해 만찬을 열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감사의 뜻을 담아 파티마 여사에게 쓴 편지를 모하메드 대통령과 마리암 부의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편지에서 "여사님께서 보여주신 한국과 저희 부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결코 잊을 수 없다. 한국과 UAE 두 나라의 성숙한 우정이 역사 속에 빛나는 업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언제나 여사님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저의 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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