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출입기자단과 첫 김치찌개·바비큐 만찬…"언론 비판 많이 듣고 국정 운영"
입력 2024.05.25 00:30
수정 2024.05.25 22:58
용산 잔디마당서 '대통령의 저녁 초대'
尹, 참모진과 고기 굽고 김치찌개 배식
능수능란한 솜씨로 즉석 계란말이 척척
"언론 때문에 여기까지…자주 소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만찬을 하며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행사에서 200여 명의 기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노타이 차림으로 흰색 앞치마를 두른 윤 대통령은 직접 고기를 굽고, '윤석열표 레시피'로 조리된 김치찌개를 나눠줬다. 윤 대통령은 능수능란한 솜씨로 계란말이를 즉석에서 만들기도 했다. 정진석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 수석급 이상 참모들도 각자 하나의 바비큐 그릴을 맡아 고기를 구워 기자들에게 나눠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가 취임하면서부터 여러분들한테 계란말이와 김치찌개를 대접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벌써 2년이 지나도록 못했다"며 "오늘 양이 많아서 제가 직접 (요리는) 못 했고, 운영관한테 레시피를 적어줘서 이것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한 것은 지난해 5월 2일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에 등장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아쉽게 마무리됐는데, 국민의 알권리 충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보다는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고민했다. 앞으로 기자들과 자주 소통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마 전 세계 모든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언론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론이 없으면 그 자리에 갈 수가 없다"며 "(제가) 언론으로부터 비판도 받고 또 공격도 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이 언론 때문에 저와 우리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과 더 공간적으로 가깝게,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서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갈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 현안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 노동, 교육, 의료, 저출생이 5대 핵심 과제이고 저출생은 혁명적인 수준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출생은 모든 과제가 다 연결되어 있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문제를 국가 비상 사태로 규정하며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3일엔 대통령실 내 저출생수석실 설치를 공언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국은)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과 많은 교역을 하고, 가치와 공동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우리 언론도 좀 더 글로벌 취재, 국제 뉴스를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글로벌 스탠다드'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것에 걸맞게 정부가 지원하는 언론인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뒤 모든 테이블을 돌며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만찬 메뉴로는 메뉴로는 안동 한우와 완도 전복, 장흥 버섯, 무안 양파, 강원도 감자, 제주 오겹살, 이천·당진 쌀밥, 남도 배추김치, 여수 돌산 갓김치, 문경 오미자화채, 경남 망개떡, 성주 참외, 고창 수박, 양구 멜론 등 전국 각지에서 공수된 국산 먹거리들이 나왔다. 술은 제공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