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 부활…尹, '사정기관 장악' 의구심에 "사법리스크, 내가 풀 문제"
입력 2024.05.08 00:00
수정 2024.05.08 00:00
尹, 또 브리핑룸 직접 찾아 김주현 수석 임명 발표
"민심 청취 기능 너무 취약…국민 위해 설치한 것"
민정비서관 이동옥·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내정
대통령실 "尹·李 회동에 특사·물밑 라인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고,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에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8기)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김 신임 민정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할 때도 브리핑룸을 찾았었다.
윤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바가 있다"면서도 "그 기조를 지금까지 쭉 유지를 해왔는데,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 그동안 취임한 이후부터 언론 사설부터 주변의 조언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민정수석실 부활에 대해) 고심을 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취임한 지 2년 만에 다시 민정수석실을 복원했고, 지난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할 때도 야당 대표단에서 민심 청취 기능에 대한 지적을 하더라"고 했다.
'신임 민정수석이 검찰 출신이다 보니 사정기관 장악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사법리스크·특검 방어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꼭 법률가가 지휘하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과거 역대 정권에서도 대부분 검사 출신이 민정수석을 맡아왔다"며 "사법리스크가 있다면 내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주현 신임 수석은 "가감 없이 민심을 청취해서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정수석 아래로는 비서실장 산하의 법률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옮겨지고 추가로 민정비서관이 설치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민정비서관에는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신임 공직기강비서관에는 검사 출신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44·사법연수원 37기)을 각각 내정했다.
이 전 비서관은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이시원 현 공직기강비서관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법률비서관 자리엔 지난해 1월 국제법무비서관에 임명됐다가 올해 1월 법률비서관으로 자리를 바꾼 이영상 비서관(51·사법연수원 29기)이 계속 머문다. 이영상 비서관도 검사 출신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첫 양자회담과 관련해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양측 '비공식 특사'로 나서 회담을 물밑에서 조율했다는 한국일보 보도를 부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래 전부터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은 많았다. 언론의 칼럼도 있고, 여야 할 것 없이 제안을 많이 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회담을) 결정해서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담 조율은) 공식 라인을 거쳐서 쭉 했다"며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국무총리 추천을 요청하고 '이 대표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은 인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