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동훈 "이상식, 재산 누락 자백했죠?" 이원모 "네"…듀오 '티키타카'

데일리안 용인(경기)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4.04 20:55
수정 2024.04.04 23:36

21대 총선 재산신고서 5억원 누락

고가 미술품도 일부 누락 시인 등

韓 "국민 앞에 오만하면 정치 아냐"

이상식 "처인구민께 심려끼쳐 사과"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일대에서 열린 집중 지원유세에서 이원모 용인갑, 이상철 용인을, 고석 용인병 후보의 지지 호소와 동시에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2대 총선 사전투표 하루 전인 4일 경기 용인을 찾아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용인갑 후보 내외를 둘러싼 '탈세' 및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여기 이상식 민주당 후보와 맞서는 이원모가 있다"며 용인갑에 출마한 이원모 후보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전임 문재인 정권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소위 특수통 '검사 듀오'다. 당시 한 위원장이 수사부장을, 이원모 후보는 평검사로 합을 맞췄지만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의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수사 등에 손·발이 묶였다.


한 위원장은 지지자들 앞에서 "이상식 후보가 전날 이원모 후보와의 TV토론회에서 21대 총선 당시 거액의 재산 누락을 했다고 자백하더라"면서 "그렇게 태연하게 자백할 일인가. 재산 등록도 하루 만에 14억원을 바꿨다고요?"라며 이원모 후보에게 질문했다.


이에 이원모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답하자 한 위원장은 "그분(이상식)은 벌써 (여론조사 지지율이) 50%를 넘겼다면서 볼링 치며 히히낙락하는 사진을 올렸더라. 국민 앞에서 오만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그래놓고 (이상식 후보는) 어떻게 용인시민의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사전투표장에 나가달라. 남들은 3일 싸우는데 우리는 하루만 싸우면 절대 못 이긴다"며 "사전투표로 함께 나서달라. 우리 모두 사전투표에 나서자"고 거듭 당부했다.


4·10 총선에서 수도권 유일의 '검·경 대결' 구도로 주목받는 경기 용인갑 출마한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가 3일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용인갑 국회의원 후보자 토론회에서 격론을 벌였다. ⓒ이원모 후보 캠프

앞서 이원모 후보는 전날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22대 국회의원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부산경찰청장 출신의 이상식 후보를 둘러싼 '재산 축소 및 누락' '탈세 의혹' 등에 집중 공세를 가했다.


이원모 후보는 "21대 총선 (대구 수성을 출마 당시) 재산 신고내역에는 현금 5억원이 없지 않았느냐. 그 이후 이번에 신고한 것으로 (당시엔) 신고를 안한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 이상식 후보는 "2020년에는 신고를 안했죠. 누락했죠"라고 과거의 재산신고 누락을 사실상 시인했다.


토론은 이상식 후보 내외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인 '미술품'으로 정점을 찍었다. 앞서 이상식 후보 내외는 최초 신고한 미술품 14점을 총 31억7400만원으로 신고했다가 그 이튿날, 12점에 대해 17억8900만원으로 가액을 줄여 다시 신고했다. 불과 하루 만에 약 14억원이나 가액이 축소된 것이다.


이원모 후보는 "이상식 후보가 22대 총선 재산신고에서 미술품 14점에 대해 약 32억원을 신고하셨는데, 21대 총선 당시 신고했던 기존 미술품 2점이 없다. 판매한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상식 후보는 "판매를 했겠죠"라고 재차 시인했다.


이어 이상식 후보는 "(21대 총선 재산신고 과정에서) 미술품을 누락한 게 일부 있었고, (미술품은) 처음부터 보유하고 있던 것과 조금씩 다른 사람들하고 이렇게 매매하면서"라며 "미술품 거래에 대한 세금은 일부 냈다. 세금 문제는 다시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과거 일부 미술품에 대한 신고 누락을 인정했다.


그러자 이원모 후보는 "현금도 일부 누락, 미술품도 일부 누락, 그리고 일부는 미술품 판매를 지속하며 얻은 수익으로 이런 거액의 미술품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정리된다"며 "이곳 처인구는 과거 여야를 막론하고 너무 많은 국회의원과 (용인)시장의 안타까운 일이 있었던 만큼, 정말 깨끗한 정치인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상식 민주당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불거진 나와 배우자의 재산 문제 관련, 국민들과 처인구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상식 후보는 "최근 출마를 준비하면서 과거 자료를 확인하던 중, 2020년 총선 출마 당시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사항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나와 배우자와는 2020년 총선 직전인 2019년 재혼했으며, 배우자의 경우 결혼 전부터 현재까지 미술품 갤러리 사업을 해온 개인사업자인 관계로 배우자의 재산내역을 상세히 알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배우자의 재산이 늘어난 과정과 세금납부와 관련하여 소명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며 "배우자와 관련해 제기된 재산신고 누락 문제와 미술품 거래와 관련한 세금 문제 등에 대한 경위와 내역을 소상히 파악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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