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상 처음 '간첩 혐의' 한국인 체포

러시아에서 한국 국적자 1명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한국 국민 백모씨는 러시아의 국가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전달한 혐의를 받아 올해 초 러시아 극동 지역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된 뒤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됐다고 국영 타스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스는 “한국 국민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현지 사법기관은 올초 백모씨를 체포한 뒤 예방 조치 차원에서 구금했고, 수사를 위해 모스크바에 위치한 레포르토보 구치소로 그를 이송했다. 그의 구금 기한은 이날 6월 15일까지 연장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현행법 상 간첩 혐의가 입증되면 백모씨는 최소 10년에서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타스는 그에 대한 형사사건 자료가 ‘1급기밀’로 분류돼 그가 정확히 어떤 정보를 어떤 해외 정보 기관에 전달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에서 해외 민간인이 석연치 않은 혐의로 체포된 사례는 더러 있었다. 지난 3월 러시아는 모스크바에 체류하고 있었던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간첩 혐의로 구속했고, 지난 10월엔 알수 쿠르마셰바 자유유럽방송 기자를 체포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했다. 또 지난달엔 미국인 크세니아 카바나가 ‘반역죄’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서방 제재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며 “지난 1년 동안 러시아는 여러 명의 외국인(비우호국 출신)을 구금하고 러시아 포로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