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 기업 IPO 열기 ‘주춤’...하반기 반전 노린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3.04 14:16 수정 2024.03.04 14:20

작년 6곳 증시 입성...올해 상장 공식화 1곳

AI 테마, 사이버 공격·보호 부문 확산 주목

정보 보안 기업들의 상장 추진 작업이 활력을 잃은 가운데 하반기에는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정보 보안 기업들이 지난해 기업공개(IPO)의 주요 업종 증 하나로 부상했지만 불경기가 길어지면서 다시 상장 작업이 주춤해지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사이버 보안 부문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재차 유망 업종으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연내 IPO를 공식화한 보안 관련 업체는 차세대 보안칩 기술 기업인 ICTK가 유일하다.


ICTK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고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6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ICTK는 물리적 복제 방지 기술 ‘퍼프(PUF)’와 양자 내성 암호 기술인 ‘PQC’를 탑재한 보안칩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이다. ‘비아 퍼프(VIA PUF)’로 불리는 이 기술은 전자기기부터 각종 단말기, 국방 보안 분야까지 적용될 수 있어 확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ICTK를 제외하면 이지서티가 연내 IPO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서티는 조만간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지서티는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상용화한 기업이다. 작년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지만 당시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판단을 내리고 7월에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상장 계획을 미룬 보안 업체는 이지서티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사물인터넷(IoT)·양자 보안 솔루션 업체 노르마도 올해 1월 말 심사를 철회했다. 회사 측은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양자 사업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해 샌즈랩·모니터랩·시큐센·시큐레터·신시웨이·한싹 등 6곳의 보안 기업들이 신규 상장사에 잇따라 이름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은 중소형주 위주의 훈풍이 불면서 공모 규모가 크지 않고 저평가 인식이 있는 정보 보안 업종이 두각을 나타냈다. 정부의 디지털 혁신 정책에 따라 공공 분야의 보안 강화에 속도가 붙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올해는 공모주 투자 열풍에도 불구하고 보안 업종의 IPO는 주춤해진 양상이다. 성장성은 인정받았지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정보 보호 산업에 대한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인식 등이 강해진 탓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보안 업종이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이란 업계 전망도 나온다. 최근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사이버 보안 부문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내에서 클라우드와 사이버 보안 테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반도체로 시작된 AI 기대감이 생성형 AI로 연결된 데 이어 사이버 보안 수요 증가 기대가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AI로 사이버 공격과 보안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지만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안 소프트웨어는 발전의 초기 단계에 있지만 사이버 보안 관련주는 작년에 기대만큼의 상승폭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AI 등장으로 새로운 공격 방식이 가능해졌고 향후 보안 예산의 증대가 예상돼 테마 반등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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