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유치하면 국격 퀀텀점프…올림픽·월드컵·엑스포 다 치른 세계 일곱번째 나라 된다 [Busan is Ready]
입력 2023.11.25 00:00
수정 2023.11.25 00:00
20분씩 최종 프레젠테이션, 승기 잡을 '마지막 기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평창올림픽유치 대변인 등 연사 거론
88올림픽·한일월드컵·평창동계 비춰 '퀀텀 점프 도약' 이룰까
정부가 파리에서의 최종 결전을 앞뒀다. 총회 당일 182개 회원국을 상대로 20분씩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는데,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매진 중이다. 우리나라가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해 올림픽·월드컵·엑스포로 이어지는 퀀텀점프 도약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엑스포 유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부산은 오는 28일(현지시간) 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기호 1번을 배정받았다. 이탈리아 로마는 기호 2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기호 3번이다. 각 후보국은 한국-이탈리아-사우디 순으로 20분씩 최종 PT를 진행한다.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연사로 예고됐는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평창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등이 거론된다.
우선 정부는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득표(122표) 도시가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방어전에 나선다. 한국과 사우디·이탈리아가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182개 회원국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1~2위 득표 도시를 대상으로 2차 투표가 진행된다.
작전 중 하나는 사우디의 막강한 자금력과 차별화되는 '개성화'다. 사우디는 오일 머니를 무기로 온갖 국제대회를 자국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미 2027년 아시안컵,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2034년 피파 월드컵, 하계 아시안게임 개최국으로 확정된 상태다.
엑스포까지 노리는 이유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있다. 많은 후보자를 제치고 왕세자의 자리에 앉은 빈살만은 본인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정부 요직을 맡은 왕가를 중심으로 주요국 고위 인사에게 지지를 얻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피파 월드컵과 2030 엑스포 유치를 미래 치적으로 홍보한 만큼 측근 인사들은 엑스포 개최가 좌절되면 '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의 참상을 겪고도 '한강의 기적'을 끌어낸 점, 경제·정치의 성취뿐만 아니라 문화 산업의 발전까지 달성한 점들을 언급하며 2030 부산엑스포 개최를 통해 국제사회와 우리의 성장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고 있다.
탄소 중립, K-콘텐츠 등이 포함된 '6대 차별화 포인트'도 발표했다. 순방에서는 엑스포 협력을 요청하며 각 나라에 맞는 노하우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국제대회 유치에 성공해 긍정적인 효과를 낸 사례도 주목된다. '88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인 상황을 이용해 자유·공산 진영의 대립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홍보 전략을 폈다. 이를 바탕으로 제3세계 국가들의 완전한 지지를 받아내면서 유치에 성공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 사례도 주목을 끈다. 일본보다 준비가 미흡했지만,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 진출 경험이 없는 나라가 개최하는 것이라는 점 등을 부각한 점이 한몫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세 차례의 도전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을 원포인트 사면을 통해 활동반경을 넓혀주면서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총리실 관계자는 "많은 나라가 우리를 지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며 "총력을 다해 지지를 끌어모을 방침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