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4억원 차이” 유정주 의원, 프로야구 FA 계약 뒷돈 의혹 제기
입력 2023.10.23 17:10
수정 2023.10.23 17:11
프리에이전트(FA) 계약과 관련해 프로야구단 관계자가 계약서를 위·변조해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국회의원은 2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LG 트윈스)에게 뒷돈을 요구,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프로야구 뒷돈 거래에 대한 실체를 밝힌다'며 KBO리그 FA 계약 뒷돈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야구계에는 오랫동안 정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프로야구 FA 뒷돈 거래다. 야구계에 소문으로 떠돌던 뒷돈 거래는 구단 사장, 단장, 운영팀장 등이 프로야구 FA 선수와 대형 계약을 체결해 주고 선수로부터 그 대가를 받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계에서 그동안 뒷돈 거래에 대한 의혹은 많았고, 몇 차례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 3월 장정석 전 단장이 FA를 앞두고 있던 박동원에게 뒷돈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박동원은 장정석 전 단장으로부터 수차례 뒷돈을 요구받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 받았다. 박동원은 프로야구선수협회에 이를 알리면서 해당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KIA는 장정석 단장을 해임했다.
유 의원은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의 관리 부실도 지적했다.
유 의원은 "FA 선수는 구단과 통일계약서를 작성하고, 구단은 이를 KBO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KBO가 보관하고 있는 FA 계약서 중에는 KBO 연감 내용과 다른 것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많게는 14억원, 적게는 5000만원까지 총액과 옵션에서 발표된 내용과 계약 내용이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계약서 중 일부는 선수의 서명과 필체가 다른 것도 발견됐다. KBO는 허위로 작성된 게약서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뒷돈 거래와 관련하여 더 큰 문제가 있다. 구단 핵심 관계자가 선수도 모르게 뒷돈을 만들어서 챙기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조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진다면 셀프 뒷돈이다"라고 지적했다.
구체적 사례도 짚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전 SK 와이번스 선수의 법률대리인 강윤경 변호사는 "SSG 랜더스 전신인 SK와 정상적으로 FA 계약을 마치고 전지훈련을 다녀온 A 선수는 귀국과 동시에 집 대신 경찰서로 가야만 했다. 당시 형사는 'FA 계약금과 보장된 연봉 이외에 따로 현금 1억원을 받아서 어떻게 했나? 구단의 단장에게 줬나?'라며 A씨를 추궁했다. 수사관 말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가 FA 계약을 체결한 A 선수 모르게 뒷돈을 만들어 스스로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A 선수는 구단 관계자로부터 뒷돈을 요구받지도, 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구단의 셀프 뒷돈 때문에 경찰의 의심을 받았고, 야구계에서는 '뒷돈을 준 나쁜 선수'로 낙인찍혀있다"며 "SSG가 보관 중인 A 선수의 계약서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A 선수가 보관 중인 계약서를 먼저 보여주면 구단도 보여주겠다는 비상식적인 답변을 했다. A 선수의 실제 계약금과 연봉, 옵션은 SK 구단이 KBO에 제출한 계약서와 내용이 많이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정주 의원은 24일 국정감사에서 허구연 총재에게 FA 계약의 '뒷돈'과 관련된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