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주년' 유엔 참전 22개국 초청에…북한은 중국 불러 '맞불'?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7.25 12:25
수정 2023.07.25 18:07

정부 "북한,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19로 국경봉쇄 시작

외부인사 입국 사례는

올해 3월 中대사 이후 두 번째"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투먼시의 난간에 부착된 북한 인공기와 중국 중공기 너머로 보이는 북한 마을(자료사진) ⓒAP/뉴시스

북한이 자칭 '전승절'을 앞두고 관련 경축 행사에 중국 대표단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7월27일)을 맞이해 22개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을 초청하는 가운데, 북한도 중국과의 연대 의지를 대내외에 표출하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초청에 의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리홍충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위대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 경축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다"고 전했다.


앞서 관영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역시 전날 같은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하루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도 중국 대표단 초청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북한은 6·25 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일컬으며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기념해 왔다. 더욱이 5년마다 꺾어지는 해(정주년)를 중시하는 북한 특성상 올해 70주년을 맞는 전승절을 성대히 기념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개최한 당 전원회의에서 전승절 70주년을 콕 집어 언급하며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을 맞으며 우리나라에서 기념주화를 발행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6·25 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일컬으며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전승절'로 기념해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외부인사 공개 초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경을 봉쇄한 지 3년여만이다. 북한은 지난 2020년 2월경부터 바이러스 유입을 막겠다며 국경을 걸어 잠갔다. 관련 여파로 현지 체류 중이던 서방 외교관 및 국제기구 직원들은 모두 철수했다.


중국을 포함해 △러시아 △시리아 △쿠바 △베트남 △라오스 △이집트 △몽골 등 8개국 대사관 일부 직원들은 현지에 남았지만, 봉쇄 3년여간 인력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3월 말이 돼서야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임명 2년 만에 북한 땅을 밟고, 북한주재 쿠바대사가 귀국하는 등 일부 인적교류가 재개됐다. 하지만 전면적인 국경 개방 및 인적교류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6월 중순 국경개방설'이 흘러나왔지만 가시적 조치는 없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이달 초부터 마스크 의무착용 지침을 해제하는 등 방역 완화 기조를 보여 실질적 인적교류 재개, 외교무대 복귀 및 국경개방 시점에 관심이 모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봉쇄를 시작한 게 2020년 상반기"라며 "그 이후 외부인사가 북한에 입국한 사례는 올해 3월 왕야쥔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처음이고 이번이 두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앞으로 북한이 국경을 여는지 마는지, 그런 것까지 확대해석하긴 현재로선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방역을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조치가 있었고,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려는 준비 동향들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어느 정도는 시간문제인 것 같다. (다만) 그 시기를 현 단계에서 예측하긴 어렵지 않나 한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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