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무장반란 닷새 뒤 프리고진과 3시간 회동”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3.07.10 21:06 수정 2023.07.10 21:06

"반란 관련 설명 청취…프리고진, 푸틴 지지 입장 확인"

"푸틴, 튀르키예 방문일정 미정…현재 예정된 대화없어"

바이든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은 시기상조”라고 밝혀

블라디미르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무장반란 사태를 일으켰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만나 3시간 동안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이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 망명을 조건으로 무장반란을 중단한 지 닷새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크렘린에서 3시간 동안 프리고진을 만났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사실 대통령이 그런 만남을 한 적이 있다. 35명을 초대했다. (바그너그룹 부대) 지휘관들과 프리고진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을 초대했다. 3시간 정도 만났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이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대통령이 회사(바그너그룹)가 국방 최전선에 한 행동에 대해 평가하고 24일 일어난 사건(무장반란)에 대한 평가도 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휘관들의 해명을 듣고 계속 고용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바그너그룹은 앞서 지난달 23일 밤 무장반란을 일으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군사기지를 점령했다. 바그너 용병들은 모스크바와 200㎞쯤 떨어진 지역까지 진격했다가 24일 저녁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반란을 중지했다. 당시 러시아 크렘린궁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처벌하지 않을 것이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지난 6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돌연 “프리고진은 더 이상 벨라루스 땅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고진이 러시아 제2의 도시로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갔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오늘 아침에는 어디에 있었을까? 아마 모스크바로 갔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곳에 갔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를 보면 그의 전용기는 반란 사태 뒤 벨라루스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왔다갔다 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프리고진은 반란 사태 이후 벨라루스에 잠깐 갔다가 곧 러시아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일정이 정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내달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데 대한 설명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현재 두 정상의 예정된 대화는 없다면서 오는 17일 만료 예정인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논의가 필요하다면 대화 일정이 잡힐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나토 가입 추진 시기를 종전 이후로 언급하면서 서방권의 우크라이나 나토가입 논의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한복판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한창인 마당에 전쟁 당사국을 나토에 가입시키면 러시아와의 확전으로 비화하는 만큼 회원국 간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으로 떠나는 와중에 공개됐다. 11~12일 이틀간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논의대상이 아니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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