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19 기간 오프라인 유통기업들 빚 두 배 늘었다
입력 2023.06.02 06:42
수정 2023.06.02 06:54
4년간 부채는 143% 늘고, 영업이익은 20.5% 줄어
호텔신라, 361%로 부채비율 가장 높아
코로나 펜데믹을 거친 최근 4년간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주요 유통기업의 빚이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위험에 소비자들의 온라인 유통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기업들이 활로 모색을 위해 디지털 전환과 온라인 배송 등에 투자를 하면서 부채는 더 늘고 부채비율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GS리테일, 호텔신라, 롯데하이마트 등 8개 대기업 계열 유통기업들의 작년 말 기준 부채총계 합은 38조384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 말 15조6444억원과 비교하면 143.1%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조사 대상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1조6864억원으로 2018년 말 2조1220억원 대비 20.5% 줄었다.
8개 기업 모두 4년 전과 비교해 부채가 모두 증가한 가운데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3곳은 부채가 두 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5월 9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매트리스·가구 기업 지누스를 인수한 바 있다.
GS리테일은 2021년 7월 통합 법인 출범 후 요기요 등 지분 인수와 더불어 디지털 전환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BGF리테일도 작년 4월 멤버십 앱 포켓CU를 리뉴얼 오픈하는 등 IT 관련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특히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경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온라인 유통의 견제를 덜 받은 기업으로 꼽힌다. 접근성이 좋아 코로나19 기간에도 꾸준히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 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롯데쇼핑으로 15조4642억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 10조2902억원 대비 50.3% 늘었다.
작년 롯데쇼핑의 매출액이 8조8144억원임을 감안하면 매출 보다 부채가 더 많은 셈이다. 다만 자본 규모가 커 부채비율은 166.86%로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
조사 대상 8개 기업 중 2018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신세계를 포함해 총 3곳인데 이중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포함됐다.
2018년 대비 2022년 4년간 부채비율 상승률은 호텔신라가 125.8%로 가장 높았다. 2018년 159.96%에서 2022년 361.18%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97.6%, 롯데쇼핑 87.7%, 롯데하이마트 76.3%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BGF리테일(8.6%)과 GS리테일(9.8%)은 상승률이 10% 미만으로 가장 낮았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현대백화점으로 85.05%로 집계됐다.
통상 부채비율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 이를 넘어선 기업은 8곳 중 BGF리테일(206.8%)과 호텔신라(361.18%) 등 두 곳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