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진노선 견지…열병식 끝내고 경제 '추가 논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2.06 12:31
수정 2023.02.06 12:31

건군절 열병식으로 국방력 과시

월말 전원회의로 경제 성과 촉구

전원회의, 2달 만에 재개최

지난해 연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2달 만에 노동당 전원회의를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


6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어 이달 하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회의에선 전원회의 확대회의 의정과 회의일정, 방청자 선발정형에 대한 심의 및 승인이 이뤄졌다.


통신은 "당 중앙위 정치국은 새 시대 농촌 혁명강령 실현을 위한 지난해 투쟁 정형을 총화하고 당면한 농사문제와 농업발전의 전망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하여 2월 하순 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연말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개최해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 목표를 수립하면서도 경제 분야 언급을 삼가 갖가지 해석이 쏟아진 상황에서, 경제 관련 추가 전원회의 개최로 '기존 발전 노선'을 재확인한 모양새다.


북한은 재작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통해 국방·경제 부문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노선'을 향후 5년간 견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경제 부문과 관련해 장기화된 대북제재에 맞선 자립경제 구축을 강조했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국경봉쇄와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 여파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고육지책으로 정신력 강조 등 내부 쥐어짜기에 주력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북한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토목건설 등 '과시형 사업'이 아닌 농업 생산 증대 등 '생활밀착형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경제 성과 달성에 주력한 셈이지만, 농번기에 대유행한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목표 달성은 어려웠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부가 추정한 지난해 북한 식량 생산량은 451만t으로, 재작년(469만t)보다도 3.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연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외부지원 거부' 및 '강대강 대응'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원회의 역시 자력갱생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올해 달성해야 할 12개 중요고지' 가운데 첫 번째로 알곡을 꼽은 만큼, 농업생산량 증대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12고지 중 첫 번째가 알곡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농촌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보아 농촌개선 및 식량증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암시하는 가운데 연초부터 관련 성과 도출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건군절(2월8일) 계기 열병식과 농업 관련 전원회의를 연이어 개최하며 국방·경제 부문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노선 의지를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양 교수는 "건군절 75주기 행사를 통해 국방 성과 과시와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2월 하순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통해 민생문제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라며 "국방력 강화 및 민생문제에 대한 '투트랙 접근'"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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