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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략자산 연합훈련…北, 軍 아닌 외교부가 '말폭탄'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2.02 10:15 수정 2023.02.02 11:38

北, 상호주의 거듭 천명하되

이번 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

삼가겠다는 입장 에둘러 밝혀

국방부는 2일 올해 첫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전날 서해 상공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한국과 미국의 국방부 장관이 서울에서 회담을 가진 다음날 양국이 올해 첫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했다.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빈번한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를 예고한 지 하루 만에 실제 투입이 이뤄진 것이다.


한미의 대북 억지력 과시에 대해 북한은 즉각 '말 폭탄'을 쏟아냈다. 지난해 연합공중훈련 당시 대대적 도발로 맞대응한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는 평가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공군은 전날 미 전략자산 전개 하에 2023년 첫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서해 상공에서 진행됐으며, 한국 F-35A 전투기와 미국 B-1B 전략폭격기 및 F-22·F-35B 전투기 등이 참여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지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공군의 연합작전수행 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증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훈련은 작년 한미 정상회담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한 바대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를 적극 구현하며 '행동하는 동맹'으로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하는 양국의 굳건한 결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양국은 미 전략자산 전개와 연계한 연합훈련을 강화해 미국의 확장억지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능력과 태세를 더욱 굳건히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2일 올해 첫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전날 서해 상공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한미 국방 당국의 대북 억지력 과시에 대해 북한은 군 당국이 아닌 외교 당국이 나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강대강 대응'으로 대표되는 상호주의를 강조해온 북한이지만, 군 당국이 대규모 열병식 준비에 여념이 없는 만큼 일단 외교 당국이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외무성 대변인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망동과 적대행위로 (인)하여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군사·정치 정세가 극도의 위험계선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방어적 성격의 연합훈련을 거듭 적대행위로 규정하며 정세 악화의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2월부터 남조선과 핵무기 사용을 가상(가정)한 '확장억지수단운용연습(TTX)'과 역대 최대 규모의 야외기동 실탄 사격훈련을 비롯해 규모와 범위가 대폭 확대된 연합훈련들을 연이어 강행하는 것으로 우리와의 전면대결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하고 있다"며 한미 지난달 31일 발표된 한미 국방장관 공동성명 내용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은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미국의 악독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위험한 군사적 준동에 대처하여 우리의 대미 원칙적 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며 2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2가지 원칙적 대미 입장은 △미국의 어떠한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원칙에 따른 초강력 대응을 하겠다는 점 △미국이 적대시 정책과 대결노선을 추구하는 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는 점 등이다.


미국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을 견지하며 미국이 촉구하는 '조건 없는 대화'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한 셈이다.


북한 외무성 전경(자료사진) ⓒ북한주재러시아대사관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저의를 간파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기도하고 있는 그 어떤 단기적 및 장기적인 각본에도 대처할 수 있는 명백한 대응전략을 가지고 있다. 가장 압도적인 핵역량으로 현재와 미래의 잠재적인 도전들을 강력히 통제·관리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우리가 '확장억지력 제공'과 '동맹강화'의 간판 밑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여 결코 이를 외면하거나 유념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며 이번 한미 훈련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상호주의를 대미 원칙적 입장으로 못 박아 두곤 '행동'을 삼가며 '말'로만 엄포를 놓은 셈이다.


'모순적 대응'을 의식한 듯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 전략자산들을 계속 들이미는 경우 우리는 그 성격에 따라 어김없이 해당한 견제활동을 더욱 명백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에 대한 미국의 위협 수위가 보다 위험하게 진화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후폭풍도 더욱 강력하게 변화될 것"이라며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근원적으로 깨끗이 제거될 때까지 강력한 억지력에 의거해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책임적으로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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