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강한 훈련·열린 대화 재확인…공 넘겨받은 北 선택은
입력 2023.02.04 04:00
수정 2023.02.04 04:00
정부 "열병식 개최 가능성 주시"
다음주에만 정주년 기념일 2개
잠행 이어온 김정은 연설 가능성
한국과 미국이 올해 연합훈련 확대·강화를 천명하며 북한을 향해 '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제안했다.
'강대강 대응'을 강조해온 북한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북한 주요 기념일이 몰려있는 2월 둘째주가 상반기 한반도 정세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의 주요 시설 및 지역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북한 건군절(2월8일) 등 주요 정치일정 계기 시 열병식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연말부터 준비해온 열병식을 건군절 75주년을 계기로 개최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70돌과 '일당백' 구호 제시 60돌(2월6일)이 되는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기도 하다.
다음주 예정된 기념일이 모두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만큼, 성대한 기념이 이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최근 수차례 야간 열병식을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밤 시간대에 열병식을 개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최근 호흡기 질환자 증가로 평양에 봉쇄령이 내려져 열병식 일정이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관련 동향은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열병식 준비에 동원된 인원 및 장비·물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 개최 시, 한 달 넘게 잠행을 이어온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 거란 관측이다. 미진한 경제 성과를 상쇄하기 위해 국방 성과를 부각해온 만큼, 열병식 공개연설로 대내외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만약 김 위원장이 한미를 겨냥해 강경 메시지를 쏟아낼 경우,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과 맞물린 북한 도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열병식과 관련해 신무기 공개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두)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 △신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 개발 △정찰위성 발사 등을 올해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선보이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이 과거 열병식에서 개발 단계인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모형 등을 공개했듯, 이번에도 위성 모형이나 신형 ICBM 모형을 선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북한은 김 위원장 참관하에 지난해 12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자 위성사진에는 위성 및 신형 ICBM에 적용 가능한 고체엔진 시험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