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한동훈 당대표? 너무 일러"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3.01.02 11:18
수정 2023.01.02 11:18

"내가 여의도 정치 얼마나 했다고 윤핵관·윤심 있겠나

노동개혁, 노동자 위한 것…연금개혁안 2024년 내놓을 것

美 핵전력, 한미 공동으로 기획·연습하는 방안 추진 중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아…겸손하게 잘 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년 기자회견은 따로 열지 않았고, 지난 1일 생방송으로 약 10분간 신년사를 발표했다.


현행 소선거구제에 대해선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윤심(尹心)' 논란에 대해선 "여의도 정치를 내가 얼마나 했다고 거기에 무슨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있고 윤심이 있겠나"라며 "결국은 국민한테 약속했던 것들을 가장 잘할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선 "당 대표로 나가든 총선에 출마하든 간에 그건 각자가 선택할 문제"라며 "이다 이미 한 번씩 검증을 거쳤고 정치권에서도 유능한 분들 아닌가"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에 대해선 "당 대표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라며 "한 장관과 통화할 때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고 했다.

"내각이나 참모들 현재 일하는데 큰 문제 없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것"

윤 대통령은 연초 개각이나 대통령실 개편과 관련해선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내각이나 참모들이 현재 일을 해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종합적으로 한번 판단해볼 생각"이라며 여지를 뒀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에 대해선 "정무적인 책임도 책임이 있어야 묻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중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노동개혁에 대해선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며 "내가 사업주에게 불합리한 제도를 바꾸려고 하는 건 사업주·자본가들이 더 투자하게 해 일자리를 만들어 노동자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동에서 유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또 공정한 노노(勞勞)·노사(勞使)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연금개혁에 대해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늦어도 2024년에는 국회에 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서로 생각 너무 달라 야당과 대화 참 어려워…여야, 자주 대화하도록 할 것"

야당과 협치 방안에 대해선 "경찰국 예산안을 받아주면 야당에서 원하는 지역상품권 예산을 많이 늘려주겠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문제 삼았다.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 대화가 참 어렵다"면서도 "일단 여야가 자주 대화하도록 하고 국회의장단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11월 말 중단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 대해선 "협조 체제가 잘 안 돼서 많이 아쉽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강화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가능성에 대해선 "잘 될 거로 생각한다"며 "우리든 사우디아라비아든 엑스포 유치를 양보하거나 흥정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거부 이유 없지만 보여주기식 만남은 한반도 평화에 도움 안돼"

윤 대통령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의 핵전력을 한미 공동으로 기획·연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두고선 "만남을 거부할 이유가 없지만, 보여주기식의 만남이 한반도 평화에 과연 도움이 되겠나"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선 "군사적 가치보다는 민심을 교란해 우리의 국가 시스템 작동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소프트 테러'라고 본다"고 했다.

"가족 수사 미진?, 몇 년 넘도록 망신주며 처와 처가에 전방위적 수사"

한편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역할에 대해선 "대통령 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는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며 "대통령이 못 오면 대통령 부인이라도 좀 와달라는 곳이 많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며 "저녁에 귀가해보면 그날 일정이 많아 고단해하면서 지쳐 있는 경우도 있더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가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에는 "(검찰총장 시절)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는 몇 년이 넘도록 제 처와 처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 지휘권 배제라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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